‘자진사퇴‘ 김익래 전 다우키움 회장, 퇴직금만 22억…증권사 보수 1위

증권사 반기보고서 공시…정일문 한투 사장·최현만 미래에셋회장도 30억 육박
다올증권선 과장급 직원이 34억 이상 수령…타 증권사 회장·사장보다 많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전경. 뉴시스

올해 상반기 증권업계 회장·사장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퇴직금을 포함해 총 29억 원가량을 받은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과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도 29억 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아 김 전 회장의 뒤를 이었다. 중소형 증권사인 다올투자증권에서는 과장급 직원이 상여를 포함해 34억 원 이상을 받으면서 다른 증권사 회장과 사장을 제치는 이변이 일어났다.

14일 주요 증권사들이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김익래 전 회장의 올 상반기 보수는 총 28억9800만 원으로 증권사 회장·사장 가운데 1위였다. 김 전 회장의 퇴직금으로만 22억6500만 원이 책정됐고 급여 4억6600만 원, 상여 1억6500만 원 등이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5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그룹 회장과 증권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당시 그는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 주를 폭락 직전 매각해 얻은 605억 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었다.

지난해 상반기 50억 원이 넘는 보수를 받았던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올해 상반기 급여 4억2400만 원, 상여 24억3500만 원을 포함해 총 28억5900만 원을 받았다. 정 대표의 지난해 상반기 급여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상여가 46억6500만 원으로 올해보다 훨씬 많았다.

한국투자증권의 오너인 김남구 회장은 올해 상반기 총 19억62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김 회장의 급여도 3억4400만 원으로 작년과 비슷했지만, 상여가 28억1500만 원에서 16억1800만 원으로 줄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상반기 20억2300만 원의 상여를 포함해 총 28억5700만 원을 받아 29억 원에 가까운 보수를 받았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은 상반기 상여 13억3500만 원을 포함해 총 17억5500만 원을 받았고, 김기형 사장은 14억9900만 원, 장원재 사장은 14억5000만 원을 수령했다.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은 12억4000만 원,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은 10억9900만 원을 각각 받았다.

상반기 10억 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임직원들의 사례가 적지 않은 가운데 최고액 기록은 과장급이 세웠다. 윤태호 다올투자증권 과장은 상반기 34억3400만 원의 보수를 받아 다른 증권사들의 회장과 사장의 보수를 넘어서는 액수를 챙겼다. 윤 과장의 급여는 3200만 원에 그쳤지만, 상여로만 34억100만 원이 지급됐다. 해당 상여는 채권 및 기업어음(CP) 등 중개 영업을 통한 발생한 수익을 기반으로 산정됐다. 다올투자증권에서는 박신욱 차장과 김요한 부장도 각각 13억8500만 원, 11억1200만 원의 보수를 받으면서 이병철 회장(9억 원)을 앞섰다.

방창진 한국투자증권 전무도 상반기 22억1200만 원을 받아 김남구 회장보다 수령액이 많았다. 이 가운데 상여가 21억2700만 원에 달했다.

삼성증권에서는 강정구 영업지점장이 18억5000만 원을 수령해 장석훈 대표 보수의 2.4배 수준을 기록했다. 이 중 상여가 18억600만 원이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