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이던 광장엔 인파 줄어 한산…주민들 “아직도 끔찍” 불안 여전
사건 현장 시민들 추모 발길
29명은 트라우마 상담 진행
시 차원 심리지원 등 서비스
14일 찾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백화점. 지난 3일 14명의 사상자를 낸 ‘분당 흉기난동 사건’ 이후 바뀐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백화점 1층 로비에서는 정장 차림의 보안 직원 외에도 보안 요원들이 추가로 배치돼 순찰 중이었다. 반면 사람들로 북적이던 광장은 오가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어 한산했다.
시민들은 아직도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유모씨(29)는 “일상생활까지 위협받는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다. 서현역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A씨(50대)는 “안전하다고 생각한 동네였는데 세상이 왜 이렇게 바뀐 건지 불안하다”면서 “오가는 사람이 절반은 줄어든 것 같다”고 했다.
이 사건 피의자 최원종(22)이 차량으로 시민들을 들이받았던 곳에는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고 이희남씨(65)는 최씨가 몰던 차에 치여 치료를 받다 지난 6일 숨졌다. 자신을 경찰관이라고 밝힌 이는 편지를 통해 “흉악한 범죄에 죄 없고 선량한 시민분이 희생될 때면 이 직업에 대해 끝 모를 회의감이 밀려온다”고 했다.
성남시는 ‘흉기난동 사건’ 발생 이후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을 겪는 시민을 대상으로 심리지원을 하고 있다. 수정구보건소 정신건강복지센터를 비상근무 체제로 전환해 심리지원을 하고 있으며, 증상을 겪는 시민들이 방문 또는 전화로 지원을 요청하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불안 등 정신건강 상태를 평가하고 심리적 어려움에 대한 일대일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지난 11일 기준 29명의 시민이 76건의 상담을 받았다. 상담을 받은 시민 중 직접 사건을 목격해 트라우마를 겪는 이는 22명, 간접적으로 소식을 접한 뒤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는 7명이다. 1명은 트라우마 증상이 심해 의료기관에 연계됐다. 성남시 관계자는 “정신건강 고위험군으로 판단되면 개인맞춤형 지속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10일 살인 및 살인미수, 살인예비 혐의로 최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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