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하락 더는 못 참아"…3주만에 순매도, 애플은 달랐다[서학픽]

권성희 기자 2023. 8. 1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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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탑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미국 증시가 8월 들어 급격하게 냉각되자 서학개미들의 투심도 다시 얼어 붙었다.

서학개미들이 빅테크주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미국 주식 순매수에 들어간 시점이 단기 고점이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서학개미들은 상처를 입고 관망세로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빅테크주에 따라 서학개미들의 대응은 달랐다. 최근 조정을 받은 애플은 저가 매수하고 최근 많이 오른 아마존, 알파벳 클래스A, 메타 플랫폼은 순매도했다.

하지만 테슬라에 대해선 주가가 속절없이 흘러 내리자 더 지켜보지 않고 서둘러 팔자는 심리가 강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실적 발표 후 주가가 계속 약세를 보이자 서학개미들이 더 기다리지 못하고 매물을 내놓으며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2~8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4625만달러를 순매도했다.(결제일 기준 7~11일)

미국 증시에 대해 순매수로 돌아선지 3주일만에 다시 순매도 전환한 것이다.

안타깝게도 서학개미들은 지난 7월19~25일에 미국 주식을 약 1억8000만달러 대규모로 순매수했는데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지난 7월31일에 단기 고점을 치고 조정을 받기 시작했다.

S&P500지수는 지난 7월31일에 4588.96으로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뒤 지난 11일 4464.05까지 2.7%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7월31일 1만4346.02로 올들어 최고치까지 오른 뒤 지난 11일 1만3644.85로 4.9% 급락했다.

결국 서학개미들은 미국 주식을 2주 연속 고점 매수했다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조정 기미를 보이자 금세 순매도로 돌아선 것이다.

이런 조정 국면에서도 서학개미들은 반도체주가 급락하자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를 1억537만달러 순매수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지난 7월31일 3861.6으로 단기 고점을 찍고 하락하자 반도체주 조정이 올해 내내 짧게 끝났듯이 이번에도 단기간내에 마무리될 것으로 믿고 지난 2일부터 매수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 7월31일부터 지난 11일까지 9.0% 급락했다. SOXL은 같은 기간 26.6% 폭락했다. 서학개미들은 반도체주가 미끄러지는 가운데 SOXL을 사모았다.

만약 SOXL을 지난 2일 종가에 사서 지금껏 보유하고 있다면 16.4%, 지난 8일 종가에 사서 지금껏 보유하고 있다면 13.6%의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학개미들이 지난 2~8일 사이에 두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만기 20년 이상 미국 장기 국채 벤치마크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불 3배 ETF(TMF)였다.

서학개미들은 TMF를 9218만달러 순매수했다. 직전주 9431만달러에 이어 2주 연속 9000만달러 이상 매수 우위를 이어간 것이다.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등으로 미국 장기 국채수익률이 오르자(국채 가격 하락) 저가 매수 개념으로 TMF를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 국채 금리는 아직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반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TMF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기까지는 좀더 인내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학개미들은 직전주와 반대로 이번에는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ETF(TLT)를 순매수한 반면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바이라이트 전략 ETF(TLTW)는 순매도했다.

TLTW는 TLT처럼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에 투자하되 콜옵션을 파는 전략을 가미한 ETF다. 콜옵션 매도로 얻은 프리미엄으로 배당수익률을 높인 대신 국채수익률이 하락할 때 얻는 차익은 TLT보다 낮다.

이 때문에 지금처럼 국채수익률 하락으로 인한 차익을 기대한다면 TLTW보다 TLT가 유리하다.

서학개미들이 빅테크주에 대해 다시 신중해진 가운데 애플과 엔비디아에 대해선 순매수 기조를 유지한 것도 눈에 띈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2~8일 사이에 애플을 3262만달러 비교적 큰 폭으로 순매수했고 엔비디아는 613만달러 소폭 순매수했다. 애플과 엔비디아는 3주째 매수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 월배당 부동산 리츠인 리얼리 인컴 코프를 1843만달러 순매수했고 각각 지난 1일과 3일까지 급등했다 급락한 양자컴퓨터 회사인 아이온큐와 전기차 업체인 니콜라도 1761만달러와 1507만달러 순매수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순매수 종목은 일드맥스 테슬라 옵션 인컴 전략 ETF(TSLY)이다. TSLY는 테슬라의 주가 수익률을 추종하되 테슬라 콜옵션을 매도해 월 배당금을 지급하는 ETF다.

테슬라보다 가격 변동성은 낮으면서 월 배당금을 받을 수 있어 테슬라의 고성장성과 안정적인 배당금을 동시에 추구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서학개미들이 지난 2~8일 사이에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어닝 서프라이즈'로 주가가 급등한 아마존이었다. 주가가 오르자 5990만달러를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한 것이다.

두번째로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테슬라로 4888만달러를 팔아치웠다. 아마존처럼 주가가 올라서 판 것이 아니라 많이 떨어지니 더 떨어질까 두려워서 순매도한 것이다.

애플은 주가가 조정받는 가운데 꾸준히 순매수가 이어지는 것과 달리 테슬라에 대해선 그만큼 주가 신뢰성이 약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알파벳 클래스A와 메타 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특이한 점은 반도체주는 조정을 받으면 3배 레버리지 펀드인 SOXL이 순매수를 나타내는데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는 나스닥지수가 하락하면 덩달아 순매도된다는 점이다.

이는 나스닥100지수가 반도체주보다 변동폭이 적어 레버리지 투자로 얻을 수 있는 단기 차익이 크지 않다고 보는데다 나스닥지수에 대해선 조정이 좀더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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