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 2명을 보내면서까지'... 왜 다저스는 장현석을 선택했나
[마이데일리 = 용산 심혜진 기자] 존 디블 LA 다저스 태평양 지역 스카우팅 디렉터가 장현석(19)을 영입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14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장현석의 다저스 입단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존 디블 태평양 지역 스카우팅 디렉터, 딘 김 한국 담당 국제 스카우트, 이예량 리코스포츠에이전시 대표 등이 참석했다.
디블 디렉터는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난 시기인 2020년부터 장현석을 봐오기 시작했다. 7명의 스카우터가 꾸준히 지켜봐왔다. 7명 모두 장현석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고, 프로세스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계약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다저스는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깊다. '코리안특급' 박찬호를 시작으로 최희섭, 가장 최근에는 '코리안몬스터' 류현진(36)까지 다저블루 유니폼을 입었다.
이제 다저스의 인연을 맺는 4번째 선수가 등장했다. 바로 마산용마고 투수 장현석이다.
‘고교 최대어’로 불렸던 장현석은 올해 고교 무대에서 7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33, 27⅓이닝 동안 49탈삼진, 12볼넷, 자책점은 1점에 불과했다.
장현석은 KBO 신인드래프트에 나서는 대신 미국행을 택했다. 그리고 지난 8일 다저스와 계약금 9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자신의 꿈인 메이저리거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된 것이다.
장현석은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되서 영광이다. 오랫동안 지켜봐주셨다"며 "미팅을 했는데 과거, 현재 영상을 분석해주셨다. 그리고 다저스에 대해 잘 설명해주셨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다저스가 익숙한 구단이기도 하다. 투수를 잘 키우는 구단이라고 해서 다저스를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실 다저스는 장현석을 영입하기까지 많은 노력을 했다. 국제 아마추어 선수와 계약하기 위한 보너스풀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 그래서 유망주 2명을 트레이드 시켜 자금을 확보했고, 이를 장현석에게 투자했다.
디블 디렉터는 "행운이었다. 프리드먼 사장, 게일런 커 부사장 등의 도움으로 트레이드를 진행할 수 있었다. 장현석에게 계약금을 쓰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많은 스카우터들이 (좋다는) 보고서를 올렸기 때문에 확신을 갖고 했다"고 설명했다.
다저스는 장현석의 어떤 모습을 주의깊게 봤을까.
디블 디렉터는 "구속이나 변화구 구사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이기고자 하는 마음, 경쟁심, 마운드에서의 투쟁심이 특출났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투수들이 그런 모습이 보이는데, 여기(한국)에서도 볼 수 있었다"고 장현석의 투쟁심을 높이 평가했다.
더욱 특별했던 것은 장현석을 월드시리즈 MVP를 수상했던 조시 베켓(보스턴)과 비교한 부분이다. 베켓은 200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03년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말린스)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007년에는 보스턴으로 이적해 또 한 번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우승 청부사다. 2003년, 2007년 모두 월드시리즈 MVP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다저스에서 뛰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335경기 138승 106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 중이다.
그는 "스카우터를 하기 전 마이애미에서 마이너리그 감독을 했는데, 당시 베켓의 커브와 장현석의 커브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면서 "김병현과 친분이 있는데, 그와 나눈 대화가 생각이 났다. 당시 김병헌은 '삼진 3~4개 잡는 선수와 왜 계약하나. 아마추어 레벨에서는 20개씩 잡곤 했다. 이번에 장현석 경기(청룡기 8강 14K)를 보면서 그 때 대화가 생각나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제 장현석은 앞으로가 중요하다.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다저스도 관리에 들어갔다. 이미 구단 차원에서 피칭 프로그램을 전달했다고.
디블 디렉터는 "우리 구단은 선수의 장단점을 먼저 파악한 뒤 몸상태를 정확하게 체크하는 프로레스를 진행한다"며 "장현석은 미국으로 오는 비자가 언제 나오느냐에 따라서 교육리그에 참가할지 여부가 결정된다. 구단에서 훈련 프로그램을 보내줘 한국에서 이미 시작한 상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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