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 아프면”...매출 4배 급증한 동물병원, 이 동네에 무슨일
13일 국민카드에 따르면, 전국 동물병원 가맹점 중 72%가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과 전국 7개 광역시에 몰려 있고 반려동물 관련해 지출한 국민카드 고객 10명중 8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열 KB국민카드 데이터전략그룹 상무는 “사료나 다른 반려용품은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있어 지역별 편차가 의미있게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동물병원 위치와 고객 주소지를 함께 분석하면 ‘반려동물 복지’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객 주소지 기준으로 분석해 봐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부산과 서울은 반려동물 관련 최근 4년간(2019년이후 올 상반기까지) 매출 증가율이 각각 47%와 51%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부산은 4년 내내 15~17위로 만년꼴찌 수준이었다. 다만 이는 2019년을 100으로 보고 동물병원에 한정해 매출증가율을 집계한 것이므로 단순히 해석하기는 어렵다. 오현정 KB국민카드 데이터전략그룹 선임차장은 “부산과 서울 반려가구들이 2019년 이전부터 반려동물에 이미 충분한 지출을 하고 있었을 수도 있고, 새롭게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다른 지자체에 비해 덜 늘었을 수도 있다. 데이터를 추가로 분석하면 더 확실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데이터를 고객 주소지로 분류해봤다. 2분기 기준 증가율 1위는 마포구(73%)였고, 양천구(57%)와 구로구(56%)가 뒤를 이었다. 이 상무는 “서울 반려가구가 소위 집앞에 있는 동네 병원보다, 멀리 있더라도 ‘좋은 동물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면서 “동물병원에서 진료 외에 미용이나 다른 소비도 함께 이뤄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관련 창업을 준비중이라면 이번 분석결과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에는 가까운 동물병원을 가더라도 많이 아플 경우 소위 큰 병원을 찾는 영향도 있다고 국민카드는 분석했다.
반려동물 소비지수는 4년 연속 상승했다. 반려동물을 키우기 시작하면 길게는 10년 이상 함께 생활하는 데다, 나이가 들수록 의료비 등 지출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2019년을 100(분기 평균)으로 봤을 때 펫소비지수는 2020년 115, 2021년 135, 2022년 152, 2023년 2분기에는 171로 꾸준히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의 경우 2020년 1분기에 일시적으로 100을 밑돌기도 했지만, 다른 모든 연령대에서 반려동물 관련 지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반려동물 시장에서는 ‘현금결제’와 ‘온라인 결제’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2022년 반려동물 관련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국민카드로 결제한 내역을 분석한 결과, 동물병원과 양육관련 비용으로 5건 이상 결제한 고객 비중은 각각 25.2%, 12.2%에 그쳤다. 이 상무는 “흔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키워보면 그렇지 않다”면서 “대개 나이가 든 후 의료비 지출이 부담되는 경우가 많은데, 10월부터 정부 정책으로 의료비가 줄어들고 좋은 펫보험도 많이 나오고 있어 반려동물 양육 환경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이번 정부 들어 펫보험 신상품이 줄줄이 출시되는 등 펫금융 시장도 열리고 있다. KB손해보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반려동물이 어릴 때(0~2세) 가입하는 비중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고 월 보험료 6만원 수준이라도 충분히 보장받으려는 수요가 많았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의료비 지출에 대비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손해보험 업계에 따르면 펫보험 가입 건수는 2018년 말 7005건에서 2022년 말 7만1896건으로 4년간 10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원수보험료도 11억원에서 287억원으로 급증했다.
국민카드 데이터전략그룹은 펫보험 외에 다른 펫금융 상품도 다양하게 개발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금융상품에 펫 관련 혜택을 추가하는 식이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이 내놓은 ‘반려행복적금’은 2022년 1월말 100억원 수준이었는데 가입금액이 꾸준히 늘면서 7월 기준 344억원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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