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없는 날’도 배송…‘쿠팡 택배기사’도 쉬고 싶다
[앵커]
오늘은 '택배 없는 날'입니다.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가 잇따르자 3년 전 정부와 택배회사들이 합의해 노동자 휴식 보장 차원에서 1년에 하루를 휴일로 지정한 겁니다.
하지만 이 택배 없는 날에도 여전히 쉬지 못하는 택배 노동자가 적지 않습니다.
배지현 기자가 만나 그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물류센터.
평소 월요일은 주말 내 밀린 택배 물량이 쏟아지는 날이지만 오늘은 텅 비었습니다.
택배 없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이곳을 포함한 대형 택배회사 5곳은 휴무에 돌입했지만, '택배 없는 날'마저 쉴 수 없는 택배 노동자들도 있습니다.
쿠팡 택배 노동자 송재웅 씨는 평소처럼 화물칸에 가득한 택배를 나릅니다.
[송재웅/택배 노동자 : "전체 물량은 아직 모르긴 한데. 1회전(오전 물량)은 일단 한 170개 정도 나왔습니다."]
점심도 거른 채 두 시간 동안 아파트 세 단지를 돕니다.
쿠팡이 휴무에 동참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송재웅/택배 노동자 : "근로자의 날도 다 쉬잖아요. 그런 것처럼 택배 없는 날도 저희 택배기사를 위한 날 아닙니까? 그러면 CJ나 한진 롯데처럼 우리도 똑같이 형평성을 맞춰 가자."]
쿠팡은 정부와 택배사 간 합의 당시 당사자가 아니어서 휴무해야 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또 쿠팡 자회사가 고용한 정직원은 언제든 연차 사용이 가능하고, 대리점 계약을 통해 일하는 특수고용직 택배 노동자들 역시 대체 근로가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노조의 실태조사에서 특수고용직 노동자 10명 가운데 4명은 올여름 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배송 수행률이 떨어질까봐', 또 '대체배송 인력을 못구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진경호/택배노조 위원장 : "쉬고자 만들었던 택배 없는 날이 쿠팡 택배노동자들에게는 폭주하는 물량을 쳐내야만 하는 죽음의 날로 기록될 수도 있는 우려가 있습니다."]
쿠팡은 마켓컬리나 SSG, 편의점 택배 등도 휴무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도 휴무에 동참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배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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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현 기자 (veter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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