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도미노 디폴트’ 공포에 휘청… 세계 경제도 비상등 [뉴스 투데이]
2021년 헝다그룹서 위기 시작
7월 완다그룹 디폴트 직면 이어
비구이위안 3조 채권 거래 중단
中 부동산부양책에도 효과 못봐
亞증시 일제히 하락세 민감 반응
韓 증권가 “신흥국 채권에 영향”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린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의 약 3조원에 달하는 채권 거래가 14일부터 중단됐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에 위기 신호가 켜지면서 세계 경제에도 경고음이 울린다.
비구이위안은 성명에서 채권자와 회의를 열고 앞으로의 상환 계획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투자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증시와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 대형 부동산 기업이 부른 불안 시그널의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는 경제학자들 분석을 인용해 15일 발표되는 중국의 1∼7월 부동산 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6월까지 기록한 7.9% 감소보다 더 떨어진 수치다. 비구이위안 디폴트 우려가 영향을 미쳤다고 통신은 강조했다.
지난달엔 또 다른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완다그룹이 디폴트 위기를 겪었다가 계열사 지분을 팔아 간신히 급한 불을 껐다. 2021년 부동산 대기업 헝다그룹에서 시작된 도미노 디폴트 공포가 2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중국에서 주택 거래가 좀처럼 활기를 띠지 않아 유동성이 필요한 개발업자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중국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의 신규주택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33.1% 급감했다.
한국 증권가에서도 중국의 경기 및 부채문제가 신흥국 채권 수요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채문제는 신흥국 벤치마크(투자 대상 시장을 대변하는 지수)에서의 중국 비중과 신흥국 수출처로서 중국의 영향을 고려했을 때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문제”라며 “시장 전반의 위험 선호 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시장에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돈을 풀어도 대부분 은행 저축으로만 이동한다는 것이다.
전 연구원은 “빠른 속도로 자금이 은행권으로 유입되고 있으나 전반적인 대출 증가율은 이에 못 미치고 있어 은행 간 유동성은 아주 풍부한 상황”이라며 “중국 정부가 부채비율의 여유가 있는 상황임에도 공격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는 건 이러한 (돈이 돌지 않는) 부작용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예림·안승진 기자,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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