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문' 흥행 참패...정말 SF 장르가 문제일까?

김성현 2023. 8. 14.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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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익분기점 약 600만 명.

개봉 12일 차까지 누적 관객은 불과 48만 3,834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아쉬움을 넘어 기록적인 흥행 참패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영화 '더 문'이 받아 든 성적표다.

특히 '더 문'이 SF 영화로서 갖는 특징이 태생적인 한계로 작용했다는 설명은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하지만 영화계 안팎에서는 '더 문'의 실패를 SF 장르의 실패와 동일시 하는 시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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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문' 촬영 현장 ⓒCJ ENM

손익분기점 약 600만 명. 개봉 12일 차까지 누적 관객은 불과 48만 3,834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아쉬움을 넘어 기록적인 흥행 참패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영화 '더 문'이 받아 든 성적표다.

지난 2일 개봉한 영화 '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의 사투를 그린 작품.

멀게는 영화 '7광구'(2011)를 비롯해 '인랑'(2018), '서복'(2021), '승리호'(2021), '외계+인 1부'(2022), '정이'(2023), 시리즈 '고요의 바다'(2021), '택배기사'(2023) 등까지. 수많은 작품들이 출사표를 내밀었지만 대다수가 흥행에 실패하며 한국은 'SF 불모지'로 불렸던 만큼, '더 문' 역시 제작 단계부터 수많은 우려와 회의론에 시달렸다.

개봉과 동시에 우려는 현실이 됐고, 작품의 실패 요인으로 여러 분석이 나왔다. 특히 '더 문'이 SF 영화로서 갖는 특징이 태생적인 한계로 작용했다는 설명은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SF는 마니아층의 전유물이거나,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기술적인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

하지만 영화계 안팎에서는 '더 문'의 실패를 SF 장르의 실패와 동일시 하는 시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더 문'은 장르를 떠나 영화의 근간을 이루는 서사와 각각의 캐릭터 자체가 한없이 부실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배우들의 연기도 눈에 띌 정도로 부자연스러워 작품과 융화되지 못하는 인상을 준다.

영화 '더 문' 스틸컷 ⓒCJ ENM
배경만 우주일 뿐 전형적이고 진부한 스토리라인은 한국 상업 영화에서 끊임없는 대두되는 약점을 그대로 답습한다. 인류애, 동료애, 죄의식, 애국주의 등의 감성에 기대어 쉼 없이 감수성을 자극하고 눈물에 호소하는 신파적 흐름 역시 '더 문'의 완성도에 치명적이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소재와 장르만 SF를 표방했을 뿐, 이에 대한 연출진의 명확한 이해와 깊이 있는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시각적인 기술력을 과시하는 데 급급해 영화의 기본적인 요소를 모두 놓쳤다는 지적이다.

'더 문'의 연출을 맡은 김용화 감독은 지난 2018년 '신과 함께' 개봉 이후 인터뷰에서 상업영화는 '재밌는 영화'와 '재미없는 영화' 두 가지로 분류된다고 강조하며 "대중이 감독보다 더 영리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김 감독의 설명처럼 이미 SF 장르,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숱한 외화들이 국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괄목할 만한 흥행 성적을 기록해 왔다.

10년 전 개봉한 '그래비티'는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재개봉까지 진행되며 330만 명의 누적 관객이 들었고, '인터스텔라' 역시 1,034만 명의 누적 관객으로 한국 극장가 역대 박스오피스 29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영화 '더 문' 촬영 현장·스틸컷 ⓒCJ ENM
'더 문'은 화려한 CG(컴퓨터 그래픽)와 VFX(시각 특수효과)를 통해 달과 우주를 사실적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시각적인 즐거움은 영화의 수많은 재미 중 하나일 뿐,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유일한 조건이 될 수는 없다.

'SF 영화'를 즐기는 한국 관객은 소수라는 분석은 벗어나야 하는 한계론에 불과하다. '재미있게 잘 만든 영화'는 언제나 관객의 선택을 받는다는 정공법에 집중하는 것이 반복되는 '한국형 SF' 장르의 위기에서 무엇보다 빠르게 타개할 방법일 것이다.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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