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 서울시청 폭파하겠다” 또 테러 메일… 특공대·경찰견 투입 폭발물 수색

조희연 2023. 8. 1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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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에 서울시청을 폭파하겠다는 이메일이 일본 계정을 통해 국내로 발송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일본에서 이 같은 '테러 협박 메일'이 발송된 건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다.

경찰은 이번 메일이 최근 발송된 두 테러 협박 메일과 동일한 인물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국내로 발송된 테러 협박 메일 역시 계정이 도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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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계정으로 市·언론사 등에 발송
경찰, 최근 잇단 메일 동일범 추정
이재명 협박처럼 '3시 34분' 거론
현지 변호사 도용 피싱 범죄 의심

광복절에 서울시청을 폭파하겠다는 이메일이 일본 계정을 통해 국내로 발송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일본에서 이 같은 ‘테러 협박 메일’이 발송된 건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다. 경찰은 이번 메일이 최근 발송된 두 테러 협박 메일과 동일한 인물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4일 “서울시청 내 여러 곳에 고성능 폭탄을 설치했다. 폭파 시간은 8월15일 오후 3시34분”이라는 내용의 메일이 전날 서울시와 국내 언론사 등에 발송된 사실을 확인해 조사 중이다. 영어와 일본어·한국어가 섞여 있는 메일에는 ‘화장실 등 서울시청 몇몇 장소에 폭탄이 설치돼 있으니 꼼꼼히 찾아야 할 것’이라는 경고가 담겼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경찰 특공대와 경찰견을 서울시 청사 안팎에 투입해 폭발물을 수색 중이다. 서울시는 본청을 포함해 서소문청사·사업소·투자출연기관 업무공간에 수상한 물건이 있는지 확인하도록 했다. 청사 출입보안을 강화하고 민원인은 가급적 1층에서 접견하도록 안내할 방침이다. 테러가 예고된 광복절에는 직원들이 출근을 자제하도록 했다.
앞서 지난 7일에는 “9일 오후 3시34분까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살해하지 않으면 서울 시내 도서관 반경 334m에서 폭탄이 터질 것”이라는 메일이 일본에서 서울시 공무원 등에게 전송된 바 있다. 이번 메일과 동일하게 ‘오후 3시34분’이나 ‘반경 334m’ 등 숫자 ‘334’를 거론한 것이 특징이다. 이후 9일에는 같은 계정으로 “국립중앙박물관과 일본 대사관, 남산타워, 일본인 학교를 폭발시키겠다”는 메일이 발송되기도 했다.
1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경찰특공대원들이 폭발물 탐지견과 함께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이은 테러 협박 메일이 피싱 범죄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세 개 메일 모두 일본에 실존하는 법률사무소나 변호사의 이름으로 발송됐는데, 일본에서는 변호사나 법률사무소 계정을 도용해 메일을 보내는 피싱 범죄가 성행하고 있다. 국내로 발송된 테러 협박 메일 역시 계정이 도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숫자 ‘334’가 반복 언급되고, 수·발신인이 동일한 점 등 (3건의 메일에) 유사성이 있어서 사건을 병합해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숫자 334는 일본에서도 이런 유의 협박·테러 예고에 쓰인 적이 있다”며 “과거 한신 타이거즈와 지바롯데 마린스의 야구경기에서 한신이 33대 4로 크게 진 적이 있는데, 이후 큰 패배나 아주 절망적인 상황, 허탈한 상황에서 쓰이는 숫자”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위원은 “다만 이번 사건에서도 그런 의미가 있는지까지는 알 수 없고, 일본 계정으로 메일을 보냈다고 해서 실제 일본인이 보냈다고 단정짓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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