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차”→”살아있네”…’19금’ 인터넷 밈의 공중파 진출, 이게 맞나요?

유수연 2023. 8. 14.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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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수 겸 방송인 하하가 '런닝맨'에서 '19금' 인터넷 유행어를 사용했다가 비판받았다.

하하의 경솔한 언행도 문제지만, 그간 '인터넷 밈'의 무분별한 공중파 진출 논란은 계속되어 왔다.

하하와 '런닝맨'의 이번 사태는 사실 방송가의 '19금 밈'의 무분별한 사용은 계속되어 왔기에 더욱 큰 문제점을 시사한다.

최근 지상파 예능에서는 인터넷의 밈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CG나 자막, 캐릭터 등으로 일궈내려는 시도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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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유수연 기자] 최근 가수 겸 방송인 하하가 '런닝맨'에서 ‘19금’ 인터넷 유행어를 사용했다가 비판받았다. 하하의 경솔한 언행도 문제지만, 그간 ‘인터넷 밈’의 무분별한 공중파 진출 논란은 계속되어 왔다.

하하는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 '런닝맨'에서 전소민이 건배사를 제안하자,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경영 밈'으로 떠돌고 있는 한 장면을 따라 했다.

당시 하하는 전소민이 건배를 권하자, "좋아써!”, “영차”라고 외친 뒤 콜라를 원샷했다. 이에 양세찬은 “형 근데 이거 남자들끼리 하는 거다"라고 조언했고, 하하는 "근데 우리가 이건 안 했잖아"라며 특정 행위를 따라 하기까지 했다.

여기서 ‘이경영 밈은’ 2015년 개봉한 청불 영화 '내부자들'에서 나온 장면을 지칭하는 것으로, 극 중 술집 여성들을 불러놓고 성 접대를 받으며 술을 마시던 중 장필우(이경영 분)가 전라 상태로 은밀한 부위를 이용해 폭탄주를 제조하는 내용이다.

해당 장면은 '영차샷', 'X탄주'라 불리며 유튜브 숏츠와 틱톡 등을 중심으로 '따라 하기' 열풍이 일며 ‘유행어’에 반열에 올랐다. 다만 19금 영화 속 정치인의 문란함을 보여주기 위한 적나라한 노출 장면이 공중파에서 아무런 제재 없이 유머 코드로 쓰였다는 사실에 시청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인터넷에서나 쓰일법한 장면을 양지로 끌고 온 ‘사용자’ 하하도 책임이 있겠지만, 이를 '너튜브에서 또 이상한 거 배워온 하하', '신난 하하가 요상한 건배사를 진행시킨 사이' 등의 자막으로 하하의 행동을 유쾌하게 묘사한 제작진 역시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하하와 ‘런닝맨’의 이번 사태는 사실 방송가의 ‘19금 밈’의 무분별한 사용은 계속되어 왔기에 더욱 큰 문제점을 시사한다. 이미 각종 방송가와 사회 전면으로 퍼진 “살아있네”의 시작 역시 2012년 개봉된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 시작된 ‘19금 밈’이었다.

“살아있네”는 극중 최형배 역의 하정우가 서빙을 나온 여종업원의 가슴을 만지며 최초 사용됐다. 이후 극중 최민식, 조진웅을 포함한 수많은 조연이 다른 상황에서 “살아있네”라는 대사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베드신 혹은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등, 작중에서는 분명한 ‘19금’의 뉘앙스로 사용된 대사였다.

간결하고 임팩트 있는 대사로 순식간에 “살아있네”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았고, 이 역시 MBC ‘무한도전’ 등을 필두로 공중파 예능에 등장해 어느새 사회 전방위로 쓰이는 ‘유행어’로 등극하게 됐다.

최근 지상파 예능에서는 인터넷의 밈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CG나 자막, 캐릭터 등으로 일궈내려는 시도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각종 플랫폼의 발달로 생겨나는 유행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야만 이른바 ‘MZ세대’ 시청자들의 흥미를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공중파의 분별없는 ‘밈 쫓기’는 항상 부작용을 낳는다. 실제로 지난해 SBS '집사부일체'에서는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 댄서 8인이 출연해 섹시 댄스를 선보이자, 제작진은 “누나 나 쥬겅ㅠ”이라는 자막을 달아 ‘성희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또한 ‘대선 주자 특집’에서는 남다른 파자마 사랑을 드러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소개하며 “이쯤 되면 슬슬 파자마 마렵죠”라는 자막을 사용해 비판받기도 했다.

공중파가 유행의 유일한 선두를 달리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 그렇다고 해서 공중파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인터넷 발 밈을 모두 소화하고 쫓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유행에 뒤처질 수 없다는 명분 하에 쓰이는 각종 ‘인터넷 밈’에 대한 제작진들의 자체 검열이 필요한 시점이다.

/yusu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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