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풍경이었다…20년 감금된 암사자 '사순이'의 첫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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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풀숲이 우거진 산기슭에 총성이 터졌다.
고통에 겨운 늙은 암사자는 가쁜 숨을 몇 차례 내쉬었다.
14일 고령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30분쯤 경북 고령군 한 동물농장에서 기르던 암사자 1마리가 우리를 탈출했다.
이 암사자는 약 1시간 만인 오전 8시30분쯤 덕곡면에서 사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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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탕'
이른 아침, 풀숲이 우거진 산기슭에 총성이 터졌다. 고통에 겨운 늙은 암사자는 가쁜 숨을 몇 차례 내쉬었다. 그의 이름은 사순이었다. 자유롭게 다니면서 바라본 마지막은 여름날의 풍경이었다. 그의 삶에서 유일했던 한 시간의 첫 외출은 죽음으로 끝났다.
14일 고령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30분쯤 경북 고령군 한 동물농장에서 기르던 암사자 1마리가 우리를 탈출했다. 이 암사자는 약 1시간 만인 오전 8시30분쯤 덕곡면에서 사살됐다.
암사자는 지난 2002년 새끼로 한국에 들어와 보령에 위치한 한 농장에서 길러졌다. 당시에는 개인도 사자를 사육할 수 있었다. 농장주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신고를 하고 암사자를 키웠다. 하지만, 함부로 맹수를 산책시키거나 할 수는 없었다. 철창을 설치한 사육시설에 암사자를 가둬놓을 수밖에 없었다.
이 사고를 접한 동물권보호단체 카라 관계자는 "사육시설이 굉장히 좁고, 열악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현재 암사자를 사육하고 있는 농장주 역시 암사자를 동물원에 양도하고 싶었지만 환경청 등으로부터 거절당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암사자의 탈출은 농장 관리인이 청소를 하러 우리에 들어간 사이 이뤄졌다.
구조당국은 암사자의 '포획'과 '사살'을 두고 고민했다. 주변 민간인들이 겪고 있는 두려움과 혹시 모른 사고를 막기 위해 '사살'로 결정했다고 한다.
사살된 사자는 현재 환경시설관리 고령사업소 냉동실에 보관중이며 사체 처리는 대구지방환경청과 논의후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은 농장주에 관리 소홀에 따른 어떤 법적 책임도 물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명 피해가 없어 목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업무상 과실치상 등 형사상 어떠한 혐의도 적용할 수 없다.
다만 환경청으로부터 수사 의뢰가 들어오면 수사 여부를 다시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경찰은 내다봤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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