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의 ‘쓴소리’…"조잡한 이익 부풀리기 지양해야"

"IFRS17 자정작용 작동해 곧 정상화…시장 상황 탄력적 대응"
메리츠화재 상반기 예실차 +13%…"하반기 예실차 감소 예상"

메리츠금융지주 사옥 (메리츠금융 제공)

(서울=뉴스1) 박승희 박재찬 기자 = 메리츠화재가 이익 부풀리기를 위한 단순 출혈경쟁은 지양하겠다는 영업 전략을 밝혔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IFRS17에 보험업계에서 이익 부풀리기를 위한 적자 출혈 경쟁이 예상되지만, 본질가치 상승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은 14일 메리츠금융지주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IFRS17 도입과 관련해 "여러 가지 조잡한 이익 부풀리기 시도가 이어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장기 손해율 곡선을 꺾는다든지 수술비가 동일한 담보임에도 불구하고 빈티지를 나눠 별도의 상품으로 속이는 경우, 손실 계약을 흑자 계약과 번들로 묶어서 손실 계약 지우기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했다.

김 부회장은 "하지만 이러한 여러 가지 이익 부풀리기 시도에도 불구하고 IFRS17은 2~3년 이내에 정착되고 정상화될 것"이라며 "그 이유는 이러한 수법들이 뻔해서 적발이 쉽고, IFRS17의 자정작용이 작동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메리츠화재는 이익 부풀리기를 위한 단순 출혈경쟁은 지양하겠다고도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저희의 기본 영업 전략은 회사 가치 극대화를 지향하고 단순 매출 경쟁을 지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 전략은 고정된 것이 아닌 시장 수익성 변화에 따라 바뀌는 것으로, 매출 규모는 종속적인 변수이기 때문에 별달리 고려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메리츠화재 입장이다.

그간 시장에서 메리츠화재가 장기인보험에 집중하는 대신 자동차 보험에는 소홀했다는 평가를 한 것에 대해서도 수익성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했다고 해명했다.

김 부회장은 퇴직연금 시장을 예로 들었다. 그는 "8년간 참아오다가 지난해 상반기 시장 금리가 전반적으로 급등하고 시장이 흑자로 변화했을 때 집중적으로 공략을 했다"며 "그 결과 잔고 0에서 현재는 8조200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4년을 주기로 해서 이익과 손실이 엇갈리는, 자동차보험 시장 안에서도 차량과 연령대에 따라서 손실과 이익이 엇갈리는 시장에서는 MS는 신경 쓰지 않는다"며 "빠르고 정확한 프라이싱으로 출혈 경쟁에 동참하지 않고 시장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금융감독원의 실손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 하반기부터 예실차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메리츠화재의 상반기 보험금 예실차는 플러스(+) 13%로 나타났다. 당국이 권고하는 예실차 수준은 ±5% 수준이다.

김중현 메리츠화재 전무는 "실손 담보가 8.3% 비실손 담보가 4.7% 수준으로 예실차의 64%가 실손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실손 가정 수립 시 실손 담보의 손해액 증가 추세가 코로나 종료 이후 2023년부터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귀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3년 반기의 경우 실손 손해액이 증가한 건 맞으나 당초 예상한 것보다는 낮게 증가하고 있고, 그것이 현재 예실체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 부분의 차이로 인한 예실차 규모가 이슈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며 당초 예상했던 손해액 증가 추세로의 회귀 시점과 속도가 다소 지연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