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 외면당한 제주도 바가지…돌아온 유커엔 달라질까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3. 8. 1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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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비싸 안가겠다”
내국인은 일본·동남아로
6년여 만에 ‘유커’ 복귀
제주 새 손님맞이 기대감
지난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이 이용객으로 붐비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해외여행이 어려웠던 코로나 팬데믹 기간 국내 여행지로 인기를 끌었던 제주도가 ‘바가지 논란’에 끊임없이 휘말리면서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외면받고 있다. 이 가운데 이달 말부터 중국인들이 단체관광에 나설 예정이어서 현지 관광지를 중심으로 다시 활기가 돌지 귀추가 주목된다.

14일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엔데믹 후 첫 여름 휴가철인 지난 6월 한 달간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 수는 109만2161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약 14.5%(18만6000여명) 감소한 수준이다.

고물가 동향에도 일본 등 해외로 향하려는 소비자들이 연일 공항에 몰려들고 있는데 제주를 바라보는 관광객 수만 눈에 띄게 줄었다는 의미다.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면세점과 숙박음식업 등의 실적도 부진하다.

통계청이 올해 2분기 시·도서비스업생산 및 소매판매동향을 조사한 결과, 전년보다 제주의 서비스업생산은 1.7%, 소매판매는 7.44%, 면세점 판매는 27.55% 각각 감소했다.

통계청은 “해외여행이 정상화되면서 관광객이 크게 줄어든 탓에 면세점 판매가 크게 줄었고, 숙박·음식점 등도 부진해 서비스업생산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제주는 지난해 내국인 관광객 1381만1068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현지 관광이 본격화된 1962년 이래 역대 최고 호황을 맞았던 바 있다.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2019년(약 1356만명)보다 25만명가량이 더 제주를 찾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고강도 방역수칙이 해제되면서 개별관광객은 물론, 수학여행을 비롯한 단체여행객이 대거 몰려든 영향인데 실상은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평가다. 고물가 동향 속 ‘바가지 논란’이 이어지다가 해외여행이 다시금 정상화되면서 곧장 직격탄을 맞은 것.

지난해 9월 22일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변을 찾은 관광객들이 가을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일본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의 무비자(사증 면제) 입국과 개인 자유 여행을 허용하면서 여행 수요는 일본과 동남아 국가로 집중됐다. 이때부터 선택지 밖으로 밀려난 제주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렌터카 업체와 식당가, 숙박업소 등의 과도한 요금 책정이 문제로 떠오르면서 예상보다 제주가 더 큰 타격을 받자 여행·항공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대응책까지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급하게 증설했던 노선을 해외로 돌려야 하는지 이야기가 꾸준히 나왔다”며 “(항공기) 기종 등을 고려해 동남아나 일본행을 늘리자는 것이었는데 단기적인 판단일 수 있단 우려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 내리는 분위기였다”고 귀띔했다.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기업들이 3분기(7~9월)까지는 동향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을 전면 허용, 하늘길과 바닷길을 통해 제주로 들어오는 중국인 수요가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큰 폭으로 줄어든 내국인들의 빈자리를 크루즈선 등을 통해 들어오는 중국인 관광객(유커)가 메워주면 제주에 다시금 활기가 돌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자 기대다. 올해 중국발 크루즈선은 이달 1척을 포함해 9월 5척, 10월 1척, 12월 8척 등 15척이다.

또 내년에도 3월까지 38척의 크루즈선이 중국에서 출발할 예정인 만큼 도 차원에서 단체관광에 대비해 여러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관광공사는 이와 관련해 “중국 단체관광시장 개방을 대비해 다양한 콘텐츠 발굴 및 온오프라인 홍보를 진행해왔으며, 중국 관광객의 트렌드 변화에 따른 맞춤형 여행 콘텐츠 육성 및 홍보를 통해 제주 관광산업의 고품질화를 유도하고 경쟁력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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