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KBS 이사장·EBS 이사 해임에 "정권 주구로 무릎 꿇리겠단 수작"

민주 "불법적 행태 저지르면 방송 장악 초석 깔아"
정의 "군부독재 뺨치는 방송 장악은 언론 게이트"

[과천=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효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이 9일 정부과천청사 방통위에서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KBS보궐이사 추천 및 방문진 보궐이사 임명 안건을 의결했다. 야권 김현 위원은 방문진 보궐이사 안건 의결 절차 등에 반발하며 회의에 불참했다. 2023.08.09.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권은 14일 윤석열 정부가 남영진 KBS 이사장과 정미정 EBS 이사를 해임한 것에 대해 "공영방송을 정권의 주구로 무릎 꿇리겠다는 수작"이라고 비판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감사원과 방송통신위원회의 힘을 총동원한 명백한 폭거요, 공영방송을 정권의 주구로 무릎 꿇리겠다는 수작이다.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이번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김효재 방통위원장 대행의 임기가 머지않아 다급했는지, 온갖 절차적 흠결과 불법적 행태를 저지르면서까지 공영방송 장악의 초석을 깔기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법치를 말할 자격이 전혀 없음을 스스로 증명했다"며 "감사원과 검찰로 탈탈 털어 억지로 흠결을 만들고, 법원에서 확정도 되지 않은 혐의를 핑계 삼아 해임을 강행하는 폭거가 어떻게 법치주의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더 이상 법치를 말하던 윤석열 '검사'는 없고, 검찰을 앞세운 독재와 폭주의 상징 윤 대통령이 남아 있을 뿐"이라며 "이제 방심위, 방문진, MBC까지 장악하고 나면 총선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검은 속내를 국민이 다 알고 있다. 국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동관 체제 출범 전에 공영방송 이사진부터 장악하기 위해 저지른 폭거이자, 윤석열 언론 게이트의 신호탄"이라고 주장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반쪽짜리 방통위의 오늘 폭거는 원천무효"라며 "남 이사장의 기피 신청은 애당초 수용할 의사도 없었고, 야당 추천 위원인 김현 위원에게는 안건 보고조차 되지 않았다. 국회였다면 권한쟁의심판이 청구되고도 남았을 일"이라고 했다.

이어 "법과 원칙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며 "방통위가 해임 근거로 내건 남 이사장과 정 이사의 법적 책임은 아직 어떤 결론도 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의 군부독재 뺨치는 방송장악은 앞으로 언론 게이트로 명명될 것"이라며 "방송장악의 몸통 윤석열 대통령과 손발 이동관은 지난 이명박근혜 정권이 그랬듯 국민들로부터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통위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남영진 KBS 이사장에 대한 해임 제청안과 정미정 EBS 이사에 대한 해임안을 의결했다.

회의에는 여권 추천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부위원장)과 이상인 위원만 참석해 의결했다. 야당 추천인 김현 위원은 퇴장해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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