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중개 싸게 해주겠다”...투자자 2만여명에 4502억여원 가로챈 30대 실형

대구지방·고등법원 청사. /조선DB

투자자 2만여명에게 수천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11부(재판장 이종길)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사설 선물 홈트레이딩(HTS) 조직 운영팀장 A(34)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9년 4월부터 2021년 2월까지 홈트레이딩 프로그램을 이용해 투자자 2만7200여명에게 4502억여원을 송금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오픈채팅방 등지에서 “시중 증권사보다 적은 증거금으로 선물 거래를 할 수 있다”면서 투자자들에게 HTS 프로그램을 설치·이용하도록 유도한 뒤 투자를 이끌어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A씨가 운영했던 HTS 프로그램이 시중 증권사의 선물 계좌와 연동돼 있지 않아 실제 선물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다. A씨는 실제 선물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파악하고 항의하는 피해자들의 계정을 삭제하거나, 오픈채팅방에서 강제 추방하는 등 투자금만 받은 뒤 선물 거래를 중개해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해자 및 피해금액 규모가 크며,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들에게 허황된 사행심을 갖게 했다”면서 “피해자들 역시 피해 발생에 일부 원인을 제공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