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보다 ‘은행 대출’ 선호하는 대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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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이 2분기부터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보다 은행 대출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회사채는 기본 만기가 2∼3년이지만, 은행 기업 대출 만기는 보통 1년이다. 일반적으로 은행 대출 금리가 시장에서의 자금조달보다 금리 수준이 높긴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둘 차이가 크지 않아 고금리로 장기간 자금을 가지고 가기보다는 필요한 자금을 은행에서 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 때는 전반적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다시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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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이 2분기부터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보다 은행 대출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은행 대출 금리가 회사채 발행 금리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가운데 시장금리 하락을 기대하면서 단기 은행 대출로 과도기를 메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은행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48조4천억원 늘었다. 1분기(1∼3월)에는 19조원, 2분기 이후(4∼7월)에는 29조5천억원 각각 증가했다. 특히 대기업의 은행 대출 수요가 강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대기업의 은행 대출 잔액은 20조3천억원 늘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 규모(20조4천억원)와 유사한 수준이다. 1∼7월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 증가 규모가 28조1천억원으로 지난해 1∼7월(51조5천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반면, 회사채 발행은 1분기 크게 증가한 뒤 2분기부터는 급감하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7월까지 회사채 순발행 규모는 4조원이다. 1분기에 9조7천억원 순발행됐으나 4∼7월엔 5조7천억원 순상환됐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2분기 들어 은행 대출이 늘어나고, 회사채 발행은 감소하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 초만 해도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말 채권시장 경색이 올해 들어 누그러지면서 연초 효과로 1분기에 회사채 발행 시장이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2분기 들어서는 높아진 조달 금리에 부담감을 느끼면서 4월부터 회사채 발행은 순상환으로 전환됐다. 연 4%대 초반이었던 회사채 조달금리(3년 무보증 AA- 기준)는 5월 이후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연 4%대 중반까지 상승한 상태다.
기업들은 향후 채권금리가 하향 안정화될 것을 기대하면서 단기 은행 대출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회사채는 기본 만기가 2∼3년이지만, 은행 기업 대출 만기는 보통 1년이다. 일반적으로 은행 대출 금리가 시장에서의 자금조달보다 금리 수준이 높긴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둘 차이가 크지 않아 고금리로 장기간 자금을 가지고 가기보다는 필요한 자금을 은행에서 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 때는 전반적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다시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채권시장 금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에나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가중평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지난 6월 연 5.32%며, 이 중 대기업 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연 5.25%였다. 7∼8월이 통상적인 회사채 발행 비수기인 점을 고려하면, 3분기 중에도 회사채 발행보다는 은행 대출을 통한 자금조달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이 조달한 자금은 크게 회사 운영에 필요한 운전자금과 투자를 위해 사용되는 시설자금으로 나뉜다. 한은이 집계하는 용도별 대출금 증감을 보면, 국내 기업은 통계가 작성된 2000년대 후반부터 계속해서 운전자금보다는 시설자금 조달을 공격적으로 늘려왔으나, 코로나19가 발생했던 2020년 들어서는 운전자금 목적의 대출금 증가율이 높아졌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한은은 대기업들의 운전자금 대출이 확대됐다고 진단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에도 대기업 대출이 늘고 있는데 운전자금 위주인 경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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