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않을 정신으로"…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시민모금 전달식 열려(종합)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이춘식 할아버지 포함 피해자 및 유족에 1억 원씩 지급
양금덕 할머니 "우리 힘으로 헤쳐 나아가는 모습 거룩해"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일본 사죄와 배상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을 거부하는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들의 투쟁을 응원하기 위한 시민모금이 5억 원을 돌파해 피해자 4명에게 1억 원씩이 지급됐다.
이번 78주년 광복절을 맞아 피해자들과 유족들은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위해 끝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600여 개의 종교시민사회 연대체인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이하 '평화행동')은 제78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 245 4층 광주NGO지원센터에서 '역사정의 시민모금 전달식 및 응원의 자리'를 마련했다.
전달식에는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95) 할머니와 양 할머니의 셋째 아들 박상운씨,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이춘식(103) 할아버지의 딸 이고은씨가 참석했다.
평화행동은 양금덕 할머니와 이춘식 할아버지의 딸 이고은씨에게 시민모금액 1억 원씩을 전달했다.
양금덕 할머니는 시민모금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양 할머니는 "날개가 있다면 날아갈 것 같다"며 "(시민모금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우리의 힘으로 헤쳐 나아가는 모습이 거룩하다"고 말했다.
이어 양 할머니는 "모든 분들이 건강했으면 좋겠고, 어느 나라에서도 지지 않을 정신으로 강하게 살아나가자"고 의지를 다졌다.
이춘식 할아버지는 건강상의 이유로 전달식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이고은씨는 "전국민들이 피해자들을 위해 열정적으로 노력해 줘서 감동적이다"라며 "아버님은 '목숨이 다 하는 날까지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소감을 전했다"고 말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국언 이사장은 "1992년 양금덕 할머니가 일본 기업과 법정 다툼을 시작해 현재까지 31년째, 이춘식 할아버지는 18년째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면서 "황혼녘에 서 계신 분들이 홀로 떨어져 싸우다시피 해온 상황에서 양금덕 할머니의 목소리도 예전 같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고령의 피해자들이 마지막까지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 분명히 있었다"며 "단순히 금액이 아니라 이름 없이 마음을 모으고 기도하고, 간절한 마음을 모아냈던 국민들의 마음을 피해자와 유족들이 모두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고야소송지원회 다카시마 마코토 대표도 전달식에 참석해 지원금을 전달했다.
나고야소송지원회는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의 과오에 대해 사죄·배상을 요구하기 위해 지난 1998년 결성됐다. 다카하시 공동대표는 일제 강점기에 일제 전범기업가 저지른 만행에 대해 사죄를 요구하며 일본 사회 내 양심 운동을 이끌고 있다.
다카시마 마코토 대표는 "가해국의 시민으로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가슴 아프고 죄송한 마음"이라면서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일본에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영덕(동구남구갑) 국회의원도 전달식에 참석했다. 윤 의원은 "피해자분들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면서 " 이 자리를 가질 수 있는 건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 아니다. 이 문제의 역사적 해결을 위해 끝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의미가 담긴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까지 이끌어내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역사정의를 위한 시민모금을 시작한 지 45일째인 지난 13일 기준 시민모금액은 7834건, 5억 4188만 원이 모였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10억 원 모금을 목표로 내년 6월까지 시민모금을 이어갈 예정이다.
10억 원이 모이면 8억 원은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나머지 모금액은 일제강제동원 관련 사업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피해자들이 고령인 점을 감안해 일제강제동원 역사를 기록하고 홍보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평화운동 관계자는 "많은 국민들의 관심과 높은 참여로 이번 78주년 광복절 이전에 피해자 2명과 고인이 된 2명의 유족들에게 작은 용기와 위로를 전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면서 "용기 있는 싸움을 하고 계신 피해자 및 유족들과 함께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만사회단체들은 14일부터 오는 25일까지 광주시청 1층 전시공간에서 강제동원 피해자 구술 사진전(배고픔에 두들겨 맞아가면서도 하얗게 핀 가시나무 꽃 핥아먹었지)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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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CBS 박성은 기자 castlei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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