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결제하겠다”…잼버리 대원에 간식 선물한 마포구 부부

신지인 기자 2023. 8. 1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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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에서 한국에 남아 관광을 즐기고 있는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태풍 카눈의 여파로 전국으로 흩어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원을 마주친 부부가 대원들 대신 간식을 결제해준 사연이 전해지면서 감동을 주고 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사는 이모(49)씨는 아내와 함께 서울 은평구에 있는 이마트에 방문했다. 장보기를 마치고 계산대 앞에서 이씨 부부는 캐나다 잼버리 대원들을 마주쳤다.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 이씨가 그 부근을 쳐다보니 30여명의 잼버리 대원들이 캐나다 국기 배지를 가방에 단 채 서있었다고 한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이씨는 잼버리 인솔자에게 신세계 상품권을 전달하기로 했다. 하지만 인솔자가 이씨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 결국 전해주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 이씨는 한번 더 용기를 내 계산대 앞에서 선 아이들 3명에게 스마트폰 번역기를 이용해 “어디서 왔느냐” “잼버리 행사 운영이 미숙한 점 미안하다” “대신 결제해주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

11일 서울 은평구의 마트에서 이씨가 잼버리 대원 대신 간식을 결제하고 받은 영수증. /독자 제공

그러자 잼버리 대원들은 이씨가 결제를 해준다는 호의를 한사코 사양했다고 한다. 또 다시 이씨가 “괜찮다”면서 결제를 해주겠다고 하니 그제서야 대원들은 “고맙다” “성함이 뭐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날 이씨가 대신 결제해 준 목록은 사이다와 삼각김밥, 야식세트와 카라멜 음료 등이었다. 3만원이 채 넘지 않는 작은 금액이었지만, 대원들은 이씨에게 “사랑해요 한국(I love Korea)”를 연신 외치기도 했다고 한다.

이씨는 “800만원 이상 내고 한국에 온 아이들이 더 이상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잼버리가 끝나고 남은 아이들도 행복한 기억만 남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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