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잼버리 파행' 윤정부 비판 이유는
잼버리 파행 여야 공방에 민주당에 힘실어 주며 지지층 결집 의도도
[서울=뉴시스]신재현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이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의 파행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윤석열 정부가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문정부 잼버리 준비 문제를 집중 조사하려는 움직임에 정치적 의도를 부각하며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또 여야가 잼버리 파행을 놓고 책임론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문 전 대통령이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며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측면도 있다는 관측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잼버리 파행와 관련 윤석열 정부를 이례적으로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반국가세력이 종전선언과 연계해 유엔사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며 문 전 대통령을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했을 때도 침묵했었다.
문 전 대통령은 잼버리 파행은 분명히 현 정부에 책임이 있음에도 또 전 정부 책임으로 전가하려는 움직임을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국정감사 등에서 야당이 폭염과 침수 피해 우려를 제기했음에도 주무부처인 여가부 등 현 정부는 철저히 대비했다고 자신했다. 그랬던 정부가 잼버리가 파행되자 마자 전 정부 책임을 부각하려는 것은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 페이스북에 "새만금 잼버리 대회로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 국격을 잃었고 긍지를 잃었다.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이 됐다"며 "사람의 준비가 부족하니 하늘도 돕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도 "실망이 컸을 국민들, 전세계의 스카우트 대원들, 전북도민들과 후원 기업들에게 대회 유치 당시의 대통령으로서 사과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는 사과의 뜻을 전함으로써 게시물을 끝마쳤다.
앞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현 정부의 전 정부 책임론을 맹비난했다. 현 정부의 전 정부 공격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한 듯하다.
이 전 총리는 지난 7일 "문제만 터지면 전임 정부 탓으로 돌리는 정부여당도 이번 만은 그러지 못하리라 짐작했으나, 내 짐작은 빗나갔다"는 페이스북 게시물을 올렸다. 문재인 전 정부 책임론에 대해 "절망적일 만큼 한심하다"고 반발한 것이다.
민주당 일각에선 문 전 대통령이 언급한 사람의 부족이 야당의 일정 책임도 인정한 것이란 해석도 제기된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현 정부와 지난 정부, 전북도가 다 잼버리 파행에 책임이 있지 않나. 그런데 정권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문재인 정부에서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면 오히려 국민들 반감을 살 것이란 판단 하에 인정할 건 인정하자는 차원에서 문 전 대통령도 사과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친문계 한 초선 의원도 "문 전 대통령이 '사람 준비가 미흡했다'고 언급했던 건 현 정부의 잘못 뿐 아니라 현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야당에 대한 비판도 일부 있다"며 "야당도 끝까지 정부를 점검하고 채근하고 했으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텐데 하는 마음이 보이는 대목"이라고 해석했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저희도 잘못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분명히 사과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문 전 대통령이 먼저 그런 부분에 대해 말씀하셔서 저희가 이제 부담을 덜고 오히려 이번 정부의 문제도 제대로 지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고 발언했다.
다만, 문 전 대통령 등의 메시지를 둘러싼 정치적 해석은 과도하다며 선을 긋는 목소리도 나온다.
친문계 한 다른 의원은 "잼버리 파행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안이고 그것에 대한 본인의 단상을 적으신 것"이라고 첨언했다.
현재 정부·여당은 잼버리 대회 유치가 결정된 문재인 정부에 이번 파행의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애초에 배수 문제가 지적됐지만 매립도 되지 않은 새만금에 유치하자고 주장한 것은 전북도와 민주당 정치인들"이라며 "대회 유치가 확정된 것은 문재인 정권 시절인 2017년 8월이고, 그 후 문재인 정권과 전북도는 매립과 기반 시설 확충, 편의 시설 등 대회 준비를 위해 제대로 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번주 김관영 도지사의 전라북도 등 관계 기관과 여성가족부, 행정안전부 등 지원 부처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다. 특히 주관 지자체로서 1000억원 넘는 국가 예산을 집행했다는 이유로 전북도에 대한 감사가 집중될 것이란 예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again@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8번 이혼' 유퉁 "13세 딸 살해·성폭행 협박에 혀 굳어"
- 반지하서 숨진 채 발견된 할머니…혈흔이 가리킨 범인은
- 허윤정 "전 남편, 수백억 날려 이혼…도박때문에 억대 빚 생겼다"
- 태권도 졌다고 8살 딸 뺨 때린 아버지…심판이 제지(영상)
- 탁재훈 저격한 고영욱, "내 마음" 신정환에 애정 듬뿍
- 채림, 전 남편 허위글에 분노 "이제 못 참겠는데?"
- '월매출 4억' 정준하, 자영업자 고충 토로…"너무 화나 경찰 신고"
- 김숙 "한가인에게 너무 미안해서 연락도 못 해"…무슨 일?
- "김병만 전처, 사망보험 20개 들어…수익자도 본인과 입양딸" 뒤늦게 확인
- '마약 투약 의혹' 김나정 누구? 아나운서 출신 미스맥심 우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