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로 만든 '비건 해산물'…"오징어와 맛·영양 똑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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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채식주의자를 위한 '비건 해산물'을 만들었다.
식물성 단백질을 사용해 만들어진 해산물 모방식품은 영양성분은 물론 독특한 맛과 질감까지 재현했다.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해산물 모방식품은 맛과 영양성분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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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채식주의자를 위한 ‘비건 해산물’을 만들었다. 식물성 단백질을 사용해 만들어진 해산물 모방식품은 영양성분은 물론 독특한 맛과 질감까지 재현했다.
더젠 후앙 국립싱가포르대 교수 연구팀은 녹두와 미세조류 단백질을 3D 프린터로 가공해 해산물 모방식품을 만든 연구결과를 13~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화학회(ACS)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연구를 이끈 후앙 교수는 “무분별한 포획과 중금속‧미세플라스틱에 의한 오염으로 가까운 미래에는 해산물 공급이 제한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기존 해산물 모방식품은 충분한 단백질을 함유하지 않거나 맛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식물성 단백질을 한 층씩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해산물 식재료를 구현했다. 먼저 미세조류와 콩의 단백질을 추출한 뒤 오메가-3 지방산을 함유한 식물성 기름과 결합해 재료를 만들었다. 이어 물고기의 각 부위를 흉내 내어 지방이 많은 층과 쫄깃쫄깃한 질감의 층을 하나씩 만들어냈다.
각기 다른 질감을 가진 식물성 단백질 층을 3D 프린터용 잉크로 가공한 뒤 인쇄해 실제 물고기 모양을 완성했다. ‘진짜 물고기’처럼 보이기 위해 원재료의 색깔까지 고려했다. 예를 들어 붉은 빛깔을 띤 연어 살코기를 만드는 데는 빨간렌즈콩 단백질을 사용했다.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해산물 모방식품은 맛과 영양성분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튀김용으로 둥글게 썰린 오징어를 모방한 식품은 실제 오징어가 가진 영양성분과 유사한 구성을 갖춘 것으로 분석됐다. 외형은 물론 맛과 냄새도 유사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에서 실제 해산물에 적용되는 조리법을 모방식품에 시도할 계획이다. 오징어 모방식품을 실제 오징어 튀김을 만드는 것처럼 에어프라이어에 구워봤지만 완벽한 맛을 재현하진 못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오징어 모방식품은 실제 오징어 튀김이 가진 탄성을 따라가진 못했다”며 “최종 목표는 시중에 시판되는 오징어 튀김과 똑같은 맛과 질감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후앙 교수는 “고단백 채식에 충분한 영양소를 갖춘 미세조류와 콩 단백질은 지속 가능한 식재료”라며 “가까운 미래에는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3D프린팅 해산물’을 고급 식당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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