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주사기 보면 구역질 날 정도” 로버트 할리, 마약 중독 치료 후기 전해

국회 토론회 참석해 4년 만에 공개활동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주최한 자리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62) 광주외국인학교 이사장이 마약 투약 사건 이후 4년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해외 청년들에게는 술보다 흔한 마약, 토론회>에 참석해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마약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날 토론회는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받은 ‘당원권 3개월 정지’ 징계가 풀린 후 처음 개최한 행사이기도 했다.

하씨는 이 자리에서 마약 사건이 터진 후 방 안에서 하루종일 울고, 극단적 선택을 하고 싶었을 만큼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서 로스쿨을 다닐 때 스포츠 경기를 보러 갔는데 사람들이 다 대마를 피우고 있었다. 깜짝 놀라 어떻게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여기는 너의 고향이 아니다. 사람들이 다 한다’고 하더라”며 마약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어 “(마약 사건 이후) 저를 떠난 친구들도 많다”면서 “하지만 가족이 매일 저를 지켜봤고, 산에 가면 사람들이 힘내라고 해줘서 힘이 생겼다. 많은 사람이 지켜줬다”고 언급했다.

하씨는 “마약 (중독 치료) 교육을 받아 지금은 주사기를 보면 토하고 싶다”라고 현재 상태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마약 투약으로) 처벌 받은 사람으로서 마약 합법화는 올바른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미국인 중 25%가 지난 1년 안에 대마를 피워봤다고 한다. 합법화로 해결이 됐느냐. 마약 사용자가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마약 했던 사람들이 기술을 배워 취직하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에 지원금이 많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하씨는 “사람들이 마약에 손 대면 그 느낌이 너무 좋으니까 계속하게 된다. 학생들이 파티하면서 마약을 하게 되는데, 손을 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씨는 지난 2019년 4월 부산경남지역 민방인 KNN의 ‘쎈소콘’ 녹화를 마친 직후 마약 투약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같은 해 8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2020년 모친의 사망 사실을 통보 받고도 형을 마치지 못한 관계로 미국 정부로부터 비자발급을 거부 당해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하씨는 지난해 5월 MBN ‘특종세상’에서 희귀암인 말초 신경암이 다리에 퍼져 암투병 중인 근황을 고백했으며, 지난달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스테로이드 부작용에서 이제 회복됐다”며 건강을 회복한 최근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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