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파고, 계단 덮개에 숨기고…마약 신고 1년 만에 3.8배 증가

백승연 2023. 8. 1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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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마약을 숨겨둔 상가 계단 난간 덮개 ②상가 우편함에 테이프로 붙여 숨겨둔 필로폰

다크웹이나 해외메신저를 이용해 마약을 불법 유통하고 투약한 312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다크웹이나 해외메신저를 악용해 마약을 불법 유통한 판매자와 매수·투약자 312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오늘(14일)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핵심 판매책 6명은 2020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해외에서 직접 구매한 마약을 국내로 몰래 들여와 다크웹이나 해외메신저를 통해 구매자를 모집해 마약을 유통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판매책들은 대부분 자영업자나 배달 관련 일을 하는 하던 사람들이었는데, 마약을 팔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판단해 판매까지 손을 뻗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마약이 묻혀 있던 주택가 화단 (출처: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특히 마약 유통 방법이 점점 더 은밀해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검거된 판매책들은 작은 삽을 가지고 다니면서 인적이 드문 주택가 화단의 흙을 파서 마약을 묻어두거나, 건물 계단 난간 바닥에 붙어 있는 덮개를 들춰 숨겨두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은닉해둔 장소를 게임 퀘스트처럼 적어둔 메모도 발견됐습니다. 메모에는 "왼쪽으로 90˚ 돌아보면 벽에 가로 10M 세로 1.2M 화단이 있다", "오른쪽 앞 모서리를 6마디 깊이로 판다" 등 마약 찾는 방법이 순서대로 적혀 있었습니다.

마약 유통책이 메모해둔 마약 은닉 장소 (출처: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경찰은 이 같은 마약사범들을 상대로 5개월간(올해 3월 1일~7월 31일) 집중 단속을 벌여 1만316명을 검거하고, 1천543명을 구속했습니다. 검거 인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3.7% 늘었습니다. 마약 관련 112 신고도 3.8배 증가했습니다.

특히 10대 마약사범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3% 폭증했습니다. 경찰은 마약 성분인 다이어트 약(펜터민) 검거 사례가 대다수지만, 최근에는 10대가 유통 조직 등 판매에 가담하는 사례도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5개월간 경찰이 압수한 마약은 필로폰 52.3kg, 대마 1만2천여 주 등입니다. 범죄수익은 10억 9천만 원을 압수했고, 39억 4천만 원은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한 상태입니다.

또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검거된 마약사범 1만1천여 명 중 절반(51.2%)은 초범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마약 범죄는 중독성 등으로 재범률이 매우 높아 초범이 상습범이 될 우려가 큽니다. 경찰은 연중 상시 강력 단속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강승희
영상편집: 오성규

백승연 기자 bsy@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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