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응급실 부족 수용불가 빈번"…응급의료체계 개선 나섰다

강승남 기자 2023. 8. 1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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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섬'이라는 공간에서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도내 응급의료 체계 개선에 나섰다.

14일 제주도와 제주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서귀포의료원에서 투석 치료를 받던 60대 도민이 부정맥 등 상태가 악화되면서 제주대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제주대병원 응급실 병상이 가득 차 병원 로비에서 1시간 가량 기다리다 심정지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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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응급의료대응협의체 첫 회의…응급실 포화 등 현안 논의
제주도가 도내 일부 응급의료기관 응급실 포화도 심화 등 제주지역 응급의료체계 현안을 공유하고 문제해결에 착수했다. 사진은 지난 11일 제주대학교 병원 응급실 상황 안내판. 응급실 병상은 28개인데, 응급환자수는 29명으로 1명이 대기중이다./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도가 '섬'이라는 공간에서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도내 응급의료 체계 개선에 나섰다.

14일 제주도와 제주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서귀포의료원에서 투석 치료를 받던 60대 도민이 부정맥 등 상태가 악화되면서 제주대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제주대병원 응급실 병상이 가득 차 병원 로비에서 1시간 가량 기다리다 심정지로 숨졌다.

또 제주소방안전본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2018~2022년) 119구급대가 병원 도착 후 환자를 받아주지 못한 사례는 787건인데, 이 가운데 전문의 부재가 260건으로 가장 많고, 병상부족이 153건이다. 특히 병상부족으로 인한 환자 수용불가 사례 중 97건이 응급실에서 발생했다.

같은 달 25일 조기출산 위험에 처했던 임신부가 제주대학교병원측이 수용가능한 병상이 없다는 신고를 받은 제주소방안전본부의 소방헬기를 타고 전북으로 긴급이송됐다. 당시 제주대병원의 15개 신생아 집중 치료실 병상은 만실이었고, 대기 중인 산모도 많아 도내에서 갈 수 있는 병원이 전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응급의체계의 현주소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14일 도내 응급의료기관 6곳 등과 '제주응급의료대응협의체'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오영훈 제주지사가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최국명 제주대학교병원장, 김성수 제주한라병원장, 박현수 서귀포의료원장, 김붕익 중앙병원장, 김창희 한마음병원장, 한승태 한국병원장 등 도내 응급의료기관 6곳의 병원장이 참석했다.

또 김원 제주응급의료지원센터장, 강동원 도민안전건강실장, 김수환 제주소방안전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회의에선 향후 협의체 운영방향과 함께 △일부 응급의료기관의 높은 포화도 △응급환자 수용 불가에 따른 응급환자 이송 지연 △배후 진료과 부족 등 도내 응급의료체계 주요 현안을 공유하고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제주도는 '제주응급의료지원단'을 구성, 지역 중심의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 전문의 인력 확충방안을 마련하고 응급실 병상 확보 등을 위해 2027년 제주권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도내 중증응급의료기관의 응급환자 포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비응급환자를 분산하도록 도정의 핵심 공약인 15분 도시 조성사업과 연계해 전국 최초 '서귀포 365 민관협력의원'을 정상 개원해 비응급환자의 응급실 이용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오영훈 지사는 이날 최근 제주에서 신생아 집중 치료실 병상이 부족, 임신부가 헬기를 타고 육지로 이송된 사례를 언급하며 "지금부터는 의료진과 소방 관계자들에게 의지하는 응급의료의 한계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s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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