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채소'이어 '금과일'까지.. 추석나기, 쉽지 않겠네, 걱정은 누구 몫?
사과·배 등 생산, 작년보다 20%↓
상품성 등 하락.. 가격 급등 예상
포도류 등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
태풍 ‘카눈’ 등 추가 피해 ‘변수’
과일시장도 ‘빨간 불’입니다.
올 들어 기상악화로 농축산물 피해가 확대되는 가운데 사과와 배 등 과일값이 심상찮을 것으로 보입니다. 재배면적은 줄어들고 저온 피해에 집중호우로 인해 작황이 부진한 영향이 큽니다.
여기에 최근 태풍 피해까지 악재가 더해졌습니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추석 대목장을 맞아 자칫 과일 수급난이 가격 부담을 가중시키면서 물가 상승 압박을 부추기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1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주요 과일 생산량이 전년 대비 감소하고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전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사과와 배, 복숭아, 단감 생산량은 개화기 저온피해로 단수가 줄고 장마 기간 집중호우와 최근 태풍 등 영향으로 전년 대비 생산량이 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과수 농가 피해는 전국적으로 여의도 면적(290㏊) 10배가 넘는 3,042㏊로 파악됐습니다. 복숭아(1,418.8㏊), 사과(537.9㏊)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했습니다.
또 제6호 태풍 ‘카눈’ 영향으로, 지난 11일 기준 1,565.4㏊가 농작물 피해를 입었고, 돌풍에 의한 낙과 피해는 대부분 사과(524.9㏊) 과수원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사과의 경우 생산량이 전년에 비해 19% 감소한 46만 톤(t) 내외를 예상했습니다. 8월 출하량은 생산량 감소와 추석 영향으로 전년보다 20% 줄고 9월까지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습니다.
생산량 감소는 생육기 기상 악화로 단수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8월 사과 가격은 도매가격(10㎏ 기준. 쓰가루 품종)이 전년(3만 2,300원) 대비 4만 3,000원에서 최대 4만 7,000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홍로의 경우 전년(5만 1,000원)보다 오른 5만 5,000원 내외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배는 사과보다 감소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농경연이 예상한 올해 배 생산량은 19만6,500t으로 지난해와 평년 대비 각각 21.8%·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재배면적은 지난해·평년과 큰 차이 없지만 사과와 마찬가지로 폭우와 일조량 부족 등 기상여건 악화로 인해 생육 상황이 부진하고, 작황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도매가격(15㎏ 기준)은 전년(4만 3,300원)보다 올라, 5만 2,00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복숭아는 7월 집중호우, 8월 태풍 영향으로 출하량이 10% 이상 줄면서 가격이 10~20%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단감은 지역별 편차는 있지만 일조량 부족과 긴 장마로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반면 이같은 사과·배 등과는 달리 ‘캠벨얼리’ ‘샤인머스캣’ 등 포도류 생산량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농경연은 올해 포도 생산량이 지난해와 유사한 19만 5,800t 내외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사과·배 등의 작황 부진과 수급 상황 전망에 따라 도매시장 등에선 올 추석 대목 사과·배 값이 지난해보다 강세를 띨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과 작황이 좋지 않아 상품성 높은 대과 비중이 예년보다 줄어, 가격이 치솟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배 역시 착과수가 적어 전체적으로 상품성이 좋지 않은 과 비중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추석 선물용으로 팔 물량이 적어지면 상품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포도는 상대적으로 생산량 감소 폭이 작아 사과·배 만큼의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지만, 앞으로 작황에 따라서 변동 여지는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이달말까지 폭염이 지속되거나 추가 태풍으로 피해가 발생할 경우엔 가격 상승 여지가 더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추석 명절을 맞아 수요가 늘며 물가가 동반 상승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통상 8월에 태풍이나 폭염 등으로 인해 농산물 수급에 일부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9월 말에는 추석이 있다”면서 명절 특수가 있어, 대체적으로 일시적인 물가 상승이 있다고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더구나 이번 태풍 피해로 인해 채소와 축산물 가격도 올라 전반적인 ‘장바구니 물가’까지 뛸 가능성도 높은 상황입니다.
농식품부는 이처럼 주요 과일 생산량이 전년보다 줄고 물가 상승 압박이 거세지면서 과일 성수품 수급 안정 차원에서 지난달 5일부터 수급관리 대응반(TF)을 운영 중입니다. 대형유통업체와 함께 다양한 과일 선물상품을 구성하고 공급량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유통업계도 나서서 사과, 배는 물론 샤인머스켓, 멜론 외 견과류 등을 혼합한 선물상품 비중을 늘릴 예정입니다.
계약재배 물량을 전년보다 10% 이상 확대하는 등 추석 성수기 공급 물량을 최대 확보하고, 농축산물 할인 지원과 각 유통업체별 자체 할인 등으로 명절 물가 부담 완화 방안을 검토할 방침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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