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17% 상승 … 헬스케어 ETF 뭉칫돈

김정범 기자(nowhere@mk.co.kr) 2023. 8. 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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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쏠렸던 투자금 분산
주요섹터중 상승률 가장 높아
올해 1월 순자산 2953억서
7개월만에 6006억으로 증가

헬스케어와 바이오 산업에 투자하는 펀드가 최근 한 달 새 10%를 훌쩍 넘는 상승세를 보이며 주요 섹터 가운데 최상위 성적을 기록했다.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이 속속 발표되면서 2차전지로 몰렸던 투자 수요가 헬스케어·바이오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헬스케어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11일 기준 순자산총액 600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 2953억원 수준에 머물렀던 순자산 규모는 약 7개월 새 2배 이상 늘어났다.

최근 대부분 펀드군에서 자금이 빠지고 있는 것과 달리 헬스케어 펀드로는 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석 달 기준으로 헬스케어 펀드 설정액이 580억원 늘었고, 6개월 기준으로 11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최근 한 달 동안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2400억원 감소한 가운데 헬스케어 펀드 설정액은 100억원가량 늘었다.

헬스케어에 투자하는 공모펀드 한 달 평균 수익률은 8.2%를 기록해 배당주 펀드(2.5%), 금융주 펀드(6.1%) 등 주요 섹터 수익률을 훌쩍 뛰어넘었다.

예컨대 유전자 치료 기술을 보유한 국내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는 'KOSEF Fn유전자혁신기술' ETF는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1일까지 한 달 새 16.9%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체 상장 ETF 중 'TIGER 화장품'(1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단 2일만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양행 등에 분산투자할 수 있는 'TIGER 200 헬스케어' ETF도 약 1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달 3일 신규 상장한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 ETF는 7거래일 동안 11%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대환 삼성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헬스케어와 바이오는 고령화 시대에 최대 수혜 섹터이면서 정부가 제2 반도체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상 성장주로 분류되는 헬스케어·바이오 업종은 금리 상승 국면에서 유동성 축소로 타격을 입었지만 최근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저점을 통과했다는 평가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이들 업종은 인구 고령화 추세에 따라 경기 상황과 관계없이 장기 성장할 수 있는 테마로 주목받는다.

정성인 키움투자자산운용 ETF마케팅사업부장은 "헬스케어와 바이오는 경기로부터 받는 영향이 덜하고 경기가 부진할 때 주가가 오르기도 하는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라며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급진전되면서 의료비용이 급증하고 있고,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헬스케어 산업의 기술 역시 고도화됐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2차전지로 몰렸던 투자금이 헬스케어·바이오 관련주로 분산되면서 향후 시장을 이끄는 주도주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기업들이 최근 상승 흐름을 보이는 것은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실적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한 달 새 주가가 7% 상승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시밀러 판매 확대 등 영향으로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주요 운용사들도 해당 섹터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았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은 이달 각각 바이오와 의료기기 관련주에 투자하는 ETF를 신규 상장할 예정이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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