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군 작전 도운 美선교사·만세운동 이끈 기생···독립영웅의 재발견 [제78주년 광복절]
인도에서 광복군의 한?영 연합작전을 도운 윌리엄스 선생
사회 천대받았지만 만세시위에 누구보다 앞장선 함복련 선생
3.1운동 1주년 앞두고 일본 신사(神社) 훼손한 남상홍 선생
중국에서 친일파 수괴 처단하고 옥중 투쟁을 이끈 김현수 선생
# 조선인 교육과 한국·영국 연합작전을 도운 독립 영웅 서양인이 있다. 국권피탈 2년 전인 1908년 입국한 미국 선교사 프랭크 얼 크랜스턴 윌리엄스(사진) 선생이다. 그는 광복군의 한영 연합작전을 지원했다.
# 사회적으로 천대받는 기생 신분이지만 3·1 만세 시위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독립운동 영웅도 있다. 민족 최대 독립운동인 3·1운동에 동참해 통영 부도정 장터 앞에서 동료 기생 6명과 함께 시위에 앞장서다 일본 군경에 체포된 함복련 선생이다.
광복 후 78주년을 맞았지만 아직도 국민에게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 영웅들이 많다. 이에 정부가 올해 광복절을 맞아 윌리엄스 선생, 함 선생을 비롯해 100명의 독립유공자에 대한 포상을 실시한다. 올해 포상되는 독립유공자는 건국훈장 30명(애국장 8명·애족장 22명), 건국포장 5명, 대통령표창 65명으로 포상자 중 생존 애국지사는 없고 여성은 13명이다. 건국 훈포장과 대통령표창은 제78주년 광복절 중앙기념식장과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기념식장에서 후손에게 수여된다.
이번 포상 대상자 중 윌리엄스 선생은 1908년 조선에 입국한 후 곧바로 충남 공주로 내려가 영명학교를 설립했다. 일본의 식민 치하에 놓인 조선인의 근대화 교육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태평양 건너 저 멀리 미국에서 온 서양인이 일제강점기 속에서 자신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음에도 핍박받는 조선인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윌리엄스 선생이 세운 영명학교는 유관순 등 다수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학교로 유명하다. 공적서에도 그가 32년간 교장으로 재직하면서 학생들에게 민족의식을 고취한 것으로 명시돼 있다.
윌리엄스 선생은 한발 더 나아가 광복군의 한영 연합작전을 돕기도 했다. 1943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산하 한국광복군 파견대 일원으로 인도 델리에 파견돼 ‘인면(印緬·인도와 미얀마의 줄임말)전구공작대’ 대원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한국 독립의 불씨를 살리고자 애썼다. 인면전구공작대는 영국군 산하 인도전구선전대(IFBU)에 투입돼 선전 활동을 벌였다. 또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에는 인도에 파견된 광복군의 한영 연합작전을 지원했다.
또한 일본의 패망으로 광복을 맞은 조선이 독립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끝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윌리엄스 선생은 광복 직후에는 미군정청 농업정책 고문으로 발탁돼 활동하며 한국과의 인연을 지속했다. 이 같은 공로로 이번에 건국포장이 추서됐다.
또 다른 독립 영웅인 함 선생은 통영에서 3·1 만세 시위를 주도했다는 혐의로 일본 검사국으로 넘겨졌다. 이후 기소유예 처분을 받기 전까지 옥고를 치렀다. 1902년생인 함 선생은 1919년 3·1운동 당시 18세에 불과했다. 기생들의 만세 시위 참여는 경남 통영뿐 아니라 평남 평양, 황해 해주, 경기 수원 등 예기조합(藝妓組合) 또는 권번(券番)이 있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발생했다. 이는 3·1운동이 나이와 계층을 불문한 거족적 독립운동이었음을 잘 보여준다. 국가보훈부 관계자는 “특히 통영은 기생·상인·어민들이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지역으로 알려져 함 선생의 포상이 더욱 의미가 있다”고 했다. 함 선생은 이번에 대통령표창에 추서됐다.
일본인의 성지인 신사(神社)를 훼손하며 침략자 일본인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준 독립 영웅도 있다. 1920년 3월 전남 나주군에서 나주 신사의 내외곽 시설을 훼손하고 독립 의지를 표명하는 글을 남겨 3·1운동의 독립 정신이 생생히 살아있음을 보여줘 이번에 대통령표창에 추서된 남상홍 선생이다. 남 선생에게는 애국장이 수여된다.
김현수 선생은 친일파 수괴인 이갑녕 상해조선인민회 회장을 처단하고 옥중 투쟁을 이끈 독립 영웅이다. 중국 난징에서 낙양군관학교를 졸업한 뒤 상하이에서 남화한인청년연맹에 가입해 친일파 거두를 처단한 후 장기간 옥고를 치렀고 서대문형무소 재소 중에는 옥중 투쟁을 주도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독립 영웅들을 발굴해 예우를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국권 상실이라는 엄혹한 상황 속에서도 오직 나라를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온몸을 바친 선열들의 고귀한 생애와 정신이 우리 후손들에게도 온전히 계승될 수 있도록 선양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도 한 분의 독립운동가라도 더 찾아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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