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지하차도서 시민 구한 4명 'LG 의인상'

유병조·정영석·한근수·양승준씨

LG복지재단은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 현장에서 시민들을 구조한 유병조 씨(44), 정영석 씨(45), 한근수 씨(57), 양승준 씨(34)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달 15일 충북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제방이 터져 범람한 강물이 오송로를 따라 오송 궁평2지하차도로 유입되면서 차량들이 물에 잠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LG는 지하차도 침수 현장에서 위험에 처한 7명을 구조한 시민 4명을 LG 의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당시 유병조 씨는 화물차를 몰고 청주 자택에서 세종 물류창고로 가던 중이었다. 지하차도 출구를 약 10m 남긴 오르막길에서 강물이 지하차도로 쏟아지자 앞서 달리던 버스가 멈췄다.

유씨는 화물차로 버스를 밀어 함께 지하차도를 벗어나려 했으나 물에 잠긴 버스는 움직이지 않았고, 곧 차량 시동이 꺼지고 물이 차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그는 창문을 깨고 화물차 지붕으로 올라가 버스에서 빠져나온 여성 1명과 차량 뒤편 물에 떠 있던 남성 2명을 구했다.

유씨는 "너무나도 긴박한 상황이라 빨리 사람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누구라도 같은 상황이면 저와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씨에게 구조돼 차량 지붕으로 대피한 정영석 씨는 거센 물살에 휩쓸릴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여성 2명을 차례로 구조했다.

한근수 씨는 운전하던 1t 트럭에서 탈출해 중앙분리대를 붙잡고 지하차도를 빠져나가던 중 차량에서 나오지 못한 여성을 발견했다. 한씨의 도움을 받아 탈출하던 여성이 거친 물살에 휩쓸려 차도 반대편으로 가자 정영석 씨가 다시 여성을 끌어올려 안전한 장소로 나올 수 있게 했다.

양승준 씨는 차량에서 빠져나와 중앙분리대를 붙잡고 앞으로 가던 중 움직이지 못하는 차량을 발견하고 차 안에 있던 부부가 무사히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왔다.

LG는 "얼굴도 모르는 이웃의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기꺼이 헌신한 의인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의인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LG 의인상은 2015년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최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