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새 보안 감점 규정 3차례 변경”…HD현대重, 방사청 대상 가처분 신청

울산급 배치-III 5·6번함 건조사업 우협 선정 관련
현대重, 선정 결과 이의 제기…방사청은 최종 기각
“강화된 감점 기준이 HD현대중공업에만 소급 적용”
“국내 함정사업 독점 재편 우려…객관적 기준 필요”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HD현대중공업이 해군 차기 호위함 건조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법원의 판단을 받기로 했다. HD현대중공업은 해당 사업 선정 과정에서 탈락한 뒤 방위사업청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최종 기각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329180)은 14일 울산급 배치(Batch)-III 후속함(5·6번함) 건조사업 입찰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확인 등을 위한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충남함 진수식이 진행되는 모습 (사진=HD현대중공업)

앞서 방사청은 지난달 14일 울산급 배치(Batch)-III 후속함 건조 우선협상자로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을 선정했다. 한화오션은 당시 최종 점수로 91.8855점을 받으며 HD현대중공업(91.7433점)을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이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은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사업 관련 개념설계 등 군사기밀을 촬영해 사내 공유한 회사 관계자의 유죄 판결로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에서 1.8점의 감점을 적용받았다. 이후 HD현대중공업은 평가 결과 재심의가 필요하다며 방사청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방사청은 HD현대중공업의 이의 신청을 최종 기각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방사청이 2019년 9월 국무조정실과 국민권익위원회의 개선 권고에 따라 ‘보안사고 감점 기준’을 일부 완화했지만, 불과 2년여 만에 세 차례나 기준을 개정하면서 강화된 감점 기준이 HD현대중공업에만 소급 적용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기준에 따르면 이번 입찰 건은 물론, 앞으로도 계속 부당한 평가 기준에 따른 감점을 받을 수밖에 없어 가처분 신청을 하게 됐다”며 “특히 2022년 12월 신설된 ‘형 확정 후 3년간’이란 단서 조항을 합리적 이유 없이 소급 적용해 HD현대중공업에 대한 보안사고 감점이 언제까지 적용될지 그 시기조차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방위사업청의 ‘보안사고 감점 규정’ 개정 추이 (표=HD현대중공업)

그는 이어 “이는 사실상 앞으로 수년간 HD현대중공업의 입찰 참여를 배제하도록 해 국내 함정사업이 독점 형태로 재편될 우려가 크다”며 “보안사고 감점제도의 취지와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나 방사청의 보안사고 감점 조항은 객관적인 기준을 통해 합리적으로 개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앞으로 법적 절차를 통해 방사청에 기술 능력 평가점수 등에 대한 구체적 소명을 요청하는 동시에 ‘방위력 개선 사업 협상에 의한 계약 체결 기준’의 합리성에 관한 판단을 받을 계획이다.

아울러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1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방사청의 불합리한 보안사고 감점 기준이 개정될 수 있도록 시정 권고를 해달라며 국민고충민원도 신청했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입찰참가자들의 기술 능력에 대한 평가점수의 차이가 1점 내외로 크지 않은 상황에서 보안사고 감점의 적용 여부가 계약상대자 선정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신청인 7개 회사와 방위산업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지난 2018년 3월 방사청에 ‘보안 감점 규모’와 ‘감점 적용 대상기간’ 등에 대한 완화를 권고했고 방사청은 이를 받아들여 기준을 완화한 바 있다.

박순엽 (soo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