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다시 한 번 싹쓸이 노리는 한국 바둑, 출발은 중국 스타일 적응부터

윤은용 기자 2023. 8. 1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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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둑대표팀 선수들이 11일 진천선수촌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한 훈련에 돌입했다. 진천 | 윤은용 기자



13년 만에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한국 바둑이 중국 바둑을 딛고 또 한 번의 ‘싹쓸이 금메달’을 위해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그 첫 단계는 처음부터 끝까지 ‘중국에 적응하라’다.

목진석 감독이 이끄는 한국 바둑대표팀은 지난 11일 진천선수촌에 입촌, 15일까지 4박5일간의 훈련에 돌입했다. 선수들은 입촌하자마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훈련에 돌입하는 등 각오가 남다른 모습이었다.

목 감독은 11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선수들이 기술적으로는 완성됐지만 이번에는 중국룰로 개최된다. 한국를과 종국룰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며 “그 부분에서 100% 이해하고 임하도록 준비하겠다. 평소 훈련도 그렇지만 초반과 중반, 종반을 나눠서 훈련하면서 상대 분석까지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한국과 금메달을 놓고 다툴 가장 유력한 후보다. 13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금메달 3개를 모두 한국에 내주는 굴욕을 당했던 중국은 이번에는 그럴 수 없다며 잔뜩 칼을 갈고 있다. 원래 예정돼 있었던 대표팀도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되자 선발전을 다시 열어 선수를 뽑았다.

한국은 최근 세계대회에서 중국과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 바둑의 최강자 신진서 9단이 굳건히 버티고 있긴 하지만, 신진서 외 다른 기사들도 출전하는 단체전은 예상이 쉽지 않다. 여기에 주최국의 ‘텃세’ 또한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목 감독은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그 첫 단계로 하나부터 열까지 중국 바둑에 적응하는데 돌입했다.

중국 바둑에서 사용하는 바둑돌(왼쪽)과 초시계. 진천 | 윤은용 기자



일단 AI부터 그렇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중국이 만든 AI인 ‘골락시’가 사용된다. 그래서 AI를 활용한 훈련에서도 골락시를 쓰고 있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골락시가 수 일치율 면에서 다른 AI들보다 조금 더 높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바둑돌과 초읽기에 사용하는 초시계도 중국제를 쓴다. 한국 바둑돌은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양면이 볼록한 모양인데 중국 돌은 한쪽만 볼록하고 반대편은 납작하다. 초시계의 경우 누르는 버튼이 한국제보다 조금 더 넓다.

사실 최정상급 기사들이 바둑돌과 초시계로 승패가 갈릴 가능성은 극히 낮다. 그럼에도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자’라는 심정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중국 바둑 스타일에 맞추려고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룰에 대한 적응도 신경써야 하는 대목이다. 목 감독은 “한국은 덤이 6집 반인 반면 중국은 7집 반”이라며 “끝내기에서도 한국과 중국의 룰 차이가 있다. 그래서 미세하게 흘러가는 대국에서는 끝내기에서 승패가 뒤집어질 가능성이 있어 다시 한 번 주지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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