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쿵대지 마” 찾아온 아랫집, 현관문 29차례 퍽퍽 걷어찼다

40대 여성 A씨가 지난 10일 경기 이천 증일동 LH아파트 10층 세대의 현관문을 발로 차고 있다. /보배드림

층간 소음에 항의한다며 아파트 윗집을 찾아가 현관문을 발로 찬 40대 여성이 경찰에 재물손괴 미수 혐의로 입건됐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이천경찰서는 재물손괴미수 혐의로 A(49)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기 이천시 증일동 LH 임대 아파트 9층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피해자 B씨가 거주하는 세대를 네 차례 찾아가 현관문을 발로 걷어찬 혐의를 받는다.

B씨는 A씨의 범행 장면이 담긴 영상을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공유했다. 경찰 설명과 B씨 주장에 따르면, A씨의 ‘항의’는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됐다. B씨는 7월 1일 이 아파트에 10층에 입주했는데, 같은 달 14일 밤 11시 30분쯤 바로 아래층에 사는 A씨가 찾아와 “쿵쿵대지 마세요”라며 층간 소음으로 항의하기 시작했다.

B씨는 그러나 층간 소음을 유발하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저희 집은 자녀가 없어서 (집에서) 뛸 이유도 없고 저도 실내에서 발 망치 소리도 안 나게 슬리퍼를 신고 생활한다”고 주장했다. 복도식 아파트 특성상 바로 윗집을 층간 소음의 발원지로 특정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는 관리소 측의 설명도 전했다.

그러나 지난 7일 밤에도 A씨는 현관문을 발로 차고 돌아갔고, 두려움을 느낀 B씨는 일단 경찰에 신고를 한 뒤 물증 확보를 위해 이튿날 현관문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이틀 뒤 A씨가 범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외출로 아무도 없는 B씨 집에 찾아온 A씨가 현관문을 29차례 발로 찬 뒤 돌아가는 모습이다.

경찰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각각 불러 조사를 마친 뒤 A씨를 재물손괴미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관문이 실제로 파손되지는 않아 재물손괴미수 혐의로 입건했다”며 “A씨가 범행 일체를 시인했고, CCTV 영상 등 물증이 있기 때문에 추가 조사 뒤 A씨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