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 만에 군수공장 또 찾은 김정은…수해 현장지도와 함께 ‘두 마리 토끼 잡기’

문재연 2023. 8. 14. 17: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수공장과 태풍 피해 현장을 연이어 찾으며 국방과 민생을 동시에 챙기는 행보에 나섰다.

오는 21일 시작하는 한미연합군사연습(한미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에 대응하기 위한 전쟁 준비를 강조하는 동시에 태풍 피해로 인한 식량 문제를 언급하며 내부 결속을 노린 행보라는 분석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장갑차 직접 모는 모습 공개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4일 공개한 사진에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군수공장을 현지 지도하며 장갑차에 탑승하고 있다. 평양=AP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수공장과 태풍 피해 현장을 연이어 찾으며 국방과 민생을 동시에 챙기는 행보에 나섰다. 오는 21일 시작하는 한미연합군사연습(한미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에 대응하기 위한 전쟁 준비를 강조하는 동시에 태풍 피해로 인한 식량 문제를 언급하며 내부 결속을 노린 행보라는 분석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1~3면에 걸쳐 김 위원장이 전술미사일 생산공장과 전술미사일 발사대차 생산공장, 전투장갑차 생산공장, 대구경 조종방사포탄 생산공장 등을 지난 11, 12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군수공장 시찰은 지난 3~5일 대구경방사포탄 생산공장 등 군수공장을 시찰한 지 엿새 만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인 북한의 전승절 기념 열병식을 진행한 이후 군비 생산능력을 강조하며 연일 군수공장을 시찰했다. 지난 9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도 "군수공업부문의 모든 공장, 기업소들에서는 현대화돼가는 군의 작전수요에 맞게 각종 무장장비들의 대량생산 투쟁을 본격적으로 내밀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새로 개발한 다용도전투장갑차를 직접 모는 모습도 공개했다. 화성-18형 등 탄도미사일이나 순항미사일 외에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도발에 나설 수 있음을 내비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방사포탄 생산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122㎜와 240㎜ 방사포탄의 조종화 실현이 "일대 혁명"이라고 평가하면서 "이제는 포탄생산에 총궐기하여 우리 포병무력의 전투성을 한 계단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의의 시각에 그 어떤 전쟁에도 대처할 수 있는 압도적인 군사력과 확고한 준비태세를 철저히 갖춤으로써 적들이 감히 무력을 사용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만들며 만약 접어든다면 반드시 괴멸시켜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군수공장 방문 행보가 북한의 군비증강을 정당화하는 동시에 무기판매를 위한 포석이라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군비증강이 경제파탄을 야기할 수 있지만, 러시아 등 전쟁수행국에 무기를 팔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를 강조하고 있다"며 "시기적으로는 '전쟁준비'가 빈말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군사위 확대회의에 대해 "보다 입체적인 도발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연합훈련과 건군절(9월 9일) 사이 위성 재발사 시도에서부터 군사훈련까지 다양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노동신문에는 김 위원장이 태풍 '카눈'으로 피해를 입은 강원도 안변군 오계리 일대를 돌아보고 피해복구사업을 지도하는 모습도 담겼다. 강원도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최대한 농작물을 보호하고 알곡 수확고에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시급히 영양 관리 등 농업 기술적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양 교수는 "당 간부는 질타하면서 피해복구에 동원된 군부는 격려해 내부 결속을 다지고 사회불안도 달래려는 움직임"이라며 "군수와 민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