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은서 100조원 빌려 썼다…지급 이자도 이미 역대급

박순빈 2023. 8. 1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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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들어 세수 감소에 따른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한국은행에서 빌려 쓴 단기차입금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정부가 올해 들어 6월 말까지 한은에 지급한 이자는 1141억원으로, 직전 연간 최대치였던 2020년의 471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또 2020년에는 정부가 66조8천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으로 재정 운용 기반을 정비한 반면, 올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세수 결손을 한은에서 임시로 빌려주는 단기자금으로 메우고 있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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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대통령 주재 국가재정전략회의. 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들어 세수 감소에 따른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한국은행에서 빌려 쓴 단기차입금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차입금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전산화한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정부가 올해 한은에 지급한 이자는 연간 기준으로 이미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4일 한은이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대정부 일시대출금 및 이자액 내역'을 보면, 올해 1∼7월 한은의 정부 일시대출금 누적액은 100조8천억원이다. 이는 한은이 정부의 월별 일시대출 통계를 전산에 기록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1∼7월 기준으로 13년 만에 최대치다. 지난해 전체 일시대출 누적액(34조2천억원)의 3배에 육박한다. 또 정부가 올해 들어 6월 말까지 한은에 지급한 이자는 1141억원으로, 직전 연간 최대치였던 2020년의 471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한은의 정부 일시대출 연간 누적액은 코로나19 대유행 사태가 터진 2020년 102조9천억원으로 가장 많았지만, 그해 1∼7월 누적액(90조5천억원)은 올해보다 적었다. 또 2020년에는 정부가 66조8천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으로 재정 운용 기반을 정비한 반면, 올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세수 결손을 한은에서 임시로 빌려주는 단기자금으로 메우고 있는 꼴이다.

정부는 수입(세입)과 지출(세출) 간 시차에 따른 일시적 자금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국고금관리법과 한은법 등에 근거해 한은의 일시대출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조달한 자금은 그 회계연도의 세입으로 상환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의 무분별한 한은 자금 이용은 통화정책의 뿌리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엄격한 제한이 뒤따른다.

실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1월12일 의결한 ‘대정부 일시대출금 한도 및 대출조건'에는 여러 부대조건이 명시돼 있다. 한은은 종전 45조원이던 일시대출 한도를 50조원으로 늘려주되 ‘정부는 일시적 부족자금을 국고금관리법에 따라 한은으로부터 차입하기에 앞서 재정증권(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한은으로부터 일시차입이 기조적인 부족자금 조달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등이다. 정부는 올해 들어 7월까지 한은 대출 잔액이 50조원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빌리고 갚기를 반복해왔다.

양경숙 의원은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특수한 상황이 아님에도 정부가 이미 100조원 넘게 한은으로부터 차입했다는 것은 그만큼 재정 운용에 문제가 많다는 방증”이라며 “정부가 대규모 세수 결손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없이 감세 기조를 이어갈 경우 만성적인 재정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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