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잼버리, 무난하게 마무리”···자성은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논란 속에 끝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잼버리)를 두고 “무난하게 마무리함으로써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지켰다”고 자평했다. 국정운영 책임자로서 잼버리 파행 사태에 대한 자성이나 사과의 표현은 없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잼버리 파행 사태를 비판한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서는 “적반하장이고 후안무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잼버리를 무난하게 마무리함으로써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해준 종교계, 기업, 대학 및 여러 지방자치단체에 감사하고, 잼버리 대원들을 반갑게 응대해 준 우리 국민께도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우리나라는 국가 브랜드 이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각종 행사에서 안전을 위해 애쓴 군, 경찰, 소방을 비롯한 공무원들의 수고를 치하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 이후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도 잼버리와 관련해 “총리 중심으로 스카우트잼버리를 잘 마무리했다”며 “정말 수고가 많았다”고 격려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잼버리가 계획됐던 대로 진행되지 못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점검하고, 또 향후 대응책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그런데 그런 과정이 소모적인 정쟁이 돼서는 안 되고, 생산적인 개선책을 도출하는 그런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잼버리 책임 규명과 관련된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감사원이 전북도 등에 대한 감사 준비에 착수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책임 규명 논란에서 한 발 물러나 있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더불어 정부 책임론을 피해가기 위해 언급을 자제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대통령실이 야당 소속 단체장이 있는 전라북도 책임론을 직접 언급할 경우 논란만 키울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고 국정운영 책임자로서 잼버리 파행 사태에 대한 어떠한 유감 표명도 하지 않은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대형 이슈마다 윤 대통령의 책임 회피 논란이 반복돼왔다.
또 대통령실 관계자는 잼버리 파행 사태와 관련해 비판적인 글을 올린 문 전 대통령을 향해서는 “적반하장이고 후안무치”라고 맞받았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새만금 잼버리 대회로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 국격을 잃었고 긍지를 잃었다.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이 됐다”며 “대회 유치 당시의 대통령으로서 사과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문화일보는 사설에서 이를 두고 “준비 부족은 문 정부에서 주로 벌어진 일임을 고려할 때 기막힌 궤변”이라며 “적반하장이자 후안무치한 행태”라고 적었다. 이를 두고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석간신문이 오늘 사설을 썼다. 적반하장이고 후안무치라고 평가했다”며 “그런 평가를 유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전 정부 책임론에 관심을 두고 살피고 있다는 의미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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