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중의 반발’ 왜? 방사청에 가처분신청···차기 호위함 선정 여진
군함 건조사업 입찰을 두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그리고 방위사업청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이 14일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앞서 해군 차기 호위함 건조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탈락한 뒤, 방위사업청에 이의를 제기했고 이의가 기각되자 법원으로 싸움터를 옮긴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울산급 배치Ⅲ 5·6번함 건조사업 입찰과 관련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확인 등을 위한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방사청은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오션을 선정했다. 당시 한화오션의 최종 점수는 91.8855점으로 HD현대중공업 점수는 91.7433점이다. 0.1여점의 근소한 차이다.
HD현대중공업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지나친 보안 감점’이 문제가 됐다고 주장한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소속 관계자가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 사업과 관련해 군사 기밀을 촬영해 사내에 공유했다가 발각돼 지난해 11월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후 HD현대중공업은 1.8점의 보안 감점을 받았다.
HD현대중공업은 방사청이 강화한 감점 기준을 소급 적용한 것이 문제라고 보고 있다. 2022년 12월 ‘기소 후 3년간’에서 ‘형 확정 후 3년간’으로 강화한 기준을 HD현대중공업에 적용했고, 이 때문에 수주까지 탈락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HD현대중공업은 가처분 절차를 통해 방위사업청에 기술능력 평가점수 등에 대한 구체적 소명을 요청할 계획이다. 또 감점이 합당했는지에 대한 법원 판단도 받으려고 한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2022년 12월 신설된 단서 조항을 합리적 이유 없이 소급 적용하면서 보안사고 감점이 언제까지 적용될지조차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는 사실상 향후 수년간 입찰 참여를 배제해 국내 함정사업이 독점 형태로 재편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반면 한화오션 관계자는 “금번 결과는 평가 규정에 따른 합리적이고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이기에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법적 소송으로 계약이 늦어질 경우 차세대 호위함 전력화 일정의 차질과 국방전력의 약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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