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율 낮아지면 지주사 재평가될 것"
하반기 증시 방향 예측 어려워
목표수익률 낮춰잡고 장투를
"투자를 판단하는 기준 없이 테마주 랠리에 편승하는 개미들은 크게 잃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처럼 답답한 증시일수록 자산 배분을 철저히 해서 목표 수익률을 낮추고 투자 기간을 여유 있게 잡아야 합니다."
국내 가치투자 1세대로 꼽히는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가 최근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올해 하반기에 고배당 가치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국내 증시에 대해 "주식시장과 경제 상황이 장기간 정체돼 성장에 대한 목마름이 큰 상태라 작은 테마에도 시세가 급변동하고 투자 주기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2차전지 반도체에 이어 초전도체 등 각종 테마주가 주가 널뛰기를 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수급이 특정 테마에만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허 대표는 "먼저 투자했던 소수 사람들이 수익을 내는 것을 보면서 느끼는 자신만 돈을 벌지 못할 것이란 두려움인 'FOMO' 심리가 작용해 점차 많은 사람이 투자에 뛰어들게 된다"며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같은 투자를 하고 있으면 가격은 이미 오를 대로 올랐고 거기서 더 이상 수익이 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최근 테마주가 주도하는 증시 랠리에서 저평가 가치주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모습이다.
그는 "지금은 경기 둔화와 불확실성 증가로 투자자들이 기업의 미래 실적을 예상하거나 기업의 내재가치를 판단하기가 어렵다"며 "저평가 여부에 대한 판단도 어렵고, 이것이 지금 가치투자가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반면 경기와 무관한 고성장이 예상되는 기업들은 이런 애매한 상황을 뛰어넘는 빠른 실적 증가, 내재가치 증가 가능성에 대해 프리미엄이 부여됐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급격한 주가 상승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또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주식보다는 고금리 채권을 선호하는 점도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일수록 장기적인 수익 달성을 목표로 하는 가치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허 대표의 분석이다. 그는 "시장의 방향성 예측은 어렵고, 이에 편승하는 전략은 계속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식 비중은 일정하게 유지하고 우리가 자신 있는 종목 선택을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영자산운용은 지난해 하락기에도 우량하고 저평가된 종목을 위주로 계속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왔고 올해 해당 종목들이 펀드 성과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순자산 규모가 1조1000억원 수준에 이르는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2003년 5월 설정 이후 741%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가치투자 종목을 판별하는 기준으로는 기업의 경쟁력, 최대주주 또는 경영진의 자질 및 신뢰성, 재무 정책의 신뢰성, 지배구조의 투명성 등을 꼽았다. 특히 지주회사의 주가 재평가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 대표는 "배당을 높여야 하는 측면에선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가 일치하고 자회사들의 가치나 지배력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며 "향후 상속세, 증여세가 낮아진다면 지주회사의 재평가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증시 상승이 정체되면서 탄탄한 수익성과 성장성을 갖춘 저평가주가 시장에서 조명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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