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오늘 ‘택배 없는 날’인데 운영 강행…“물량도 몰려”

[과로, 저임금…위기의 택배노동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쿠팡지회)는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쿠팡 노동자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공공운수노조 제공.

주요 택배사들이 합의한 ‘택배없는 날’인 14일, 쿠팡로지틱스서비스(쿠팡·CLS)는 올해도 동참하지 않은 채 운영을 강행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쿠팡지회)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쿠팡 노동자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정성용 쿠팡지회장은 한겨레에 “택배 없는 날은 택배 노동자들이 하루라도 쉬도록 만들어진 날인데, 가장 큰 유통업체 중 하나인 쿠팡이 동참하지 않고 있다”며 “사실상 쿠팡에 물량이 몰려 이날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씨제이(CJ)대한통운과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주요 택배사들은 2020년부터 매년 8월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정했다. 택배 노동자의 휴식권을 보장한다는 취지에서다.

택배 노동자는 쿠팡 본사가 아니라 택배영업점(대리점, 하청업체)과 계약을 맺는 개인 사업자로, 이른바 특수고용노동자이다 보니 연차휴가가 따로 없다. 특수고용노동자는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탓이다. 하루 일당을 포기하면 쉴 수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쿠팡이 배정된 물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배송 위탁계약을 맺은 택배영업점의 배송구역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해지 당할 수 있다.

한편, 쿠팡지회는 지난 1일엔 폭염 시기 휴게시간 보장을 요구하며 하루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엔 체감온도 33도일 경우 매시간 10분, 체감온도 35도일 경우 매시간 15분 쉬도록 권고하나, 쿠팡 물류센터에선 지켜지지 않는다는 게 노조 쪽 주장이다. 쿠팡지회는 지난 10일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와 휴게시간 보장 관련 실무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