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잼버리 위생 등은 조직위 업무…정부가 예산 제약”
“음식·의료·화장실 문제 조직위 업무”
“여가부·행안부·문체부 장관 등 책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과 관련해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전북이 맡은 일에 문제가 생겼다면 전북이, 조직위원회가 맡은 일에 문제가 생겼다면 조직위가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권한이 아닌 부분에 대해 책임을 지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면서 “영국 대표단이 철수 이유를 정당화하기 위해 화장실 문제를 더욱 부각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새만금 잼버리 파행의 책임이 지방자치단체인 전북도로 집중되는 것에 대한 반발로 보이지만, 전북도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지사는 14일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진실은 정부와 조직위, 지자체의 업무분장과 구체적인 업무 수행 내용을 살펴보면 밝혀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새만금 잼버리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조직위 직원 115명 중에는 전북도청과 14개 시·군에서 파견된 공무원이 53명으로 가장 많다.
김 지사는 “지금껏 전북은 개최지로서 짊어져야 할 짐을 마다하지 않았다”면서 “세부적인 내용은 조직위, 전북도, 각 부처에 모두 공식문서로 남아 있다. 전북이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그에 따른 책임도 지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잼버리를 통해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을 확충하려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북이 잼버리 대회를 이용해 수십조원의 예산을 끌어왔다는 등 허위 사실을 주장해 전북인의 자존심에 심한 상처를 주고,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며 “새만금 사업은 잼버리가 유치되기 훨씬 이전부터 이미 국가사업으로 추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새만금 잼버리 초반 논란이 됐던 화장실과 샤워시설의 위생문제 등에 대해 김 지사는 “조직위 업무”라며 여가부와 행안부, 문체부 장관 등 5명이 공동위원장을 맡은 조직위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문제가 된 음식문제, 의료문제, 화장실 문제, 해충 문제 이런 것들이 명확하게 조직위 업무에 들어가 있다”면서 “저희(전북도)들도 염려가 됐기 때문에 수시로 물었고 과정을 들어서 (조직위를)신뢰했다”고 밝혔다.
예산 지원에 인색했던 정부 부처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김 지사는 “사후적으로 보면 ‘모든 것을 더 완벽하게 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 과정에서 모든 것이 예산”이라면서 “기재부, 행안부, 여가부 등에서 크게 제약을 한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의 철수 결정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지사는 “영국 대표단이 철수 이유를 정당화 하기 위해서 화장실 문제를 더욱 부각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지 내에 물건들을 배달하다보니 트럭들의 큰 바퀴자국이 남으면서 배수와 관계없이 물이 차 있었지만 텐트를 치는 데에는 문제가 안됐다”면서 “15㎝ 높이 이상의 파레트를 세웠기 때문이다. 영국만 문제를 삼았다”고도 했다.
김 지사는 잼버리 파행 책임 공방과 관련해 “잼버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전북도민을 집단적으로 명예훼손 하는 행위는 묵과하지 않고 단호한 조치에 나설 것”이라며 “전북에서부터 제기된 의혹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작업에 나서겠다. 당장 자체 감사부터 시작해 철저히 밝히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책임 공방과 별개로 잼버리 파행에 대해 “전북에서 대규모 국제대회를 치르게 돼 많은 분이 기대하고 성원을 보냈는데 결과적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해 송구한 마음이 크다”며 “개최지 도지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마음의 상처를 입은 국민께도 깊이 사과드린다”고 사죄의 뜻을 밝혔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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