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라면 이어 치킨값도 잡힐까?…닭고기 생산 늘린다지만

윤정식 기자 2023. 8. 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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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먹는 치킨 한 마리는 무더운 날씨도 잊게 해줍니다. 하지만 훌쩍 오르는 치킨 가격은 부담스럽습니다.

과자와 라면에 이어 정부가 다음 가격 인하 대상으로 '치킨'을 조준했습니다.

정부는 일단 닭고기 공급 확대를 업계에 지시했습니다.

수요공급의 원칙상 괜찮은 방법 같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이것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살짝 내려가던 닭고깃값 또 올라



치킨 원가에서 가장 높은 비중은 닭고기가 차지합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11일 기준 9~10호 냉장 닭고기는 ㎏당 평균 4962원입니다.

9~10호는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업체가 주로 쓰는 닭고기인데 최근 가격 흐름을 살펴봤습니다.

정부는 닭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 업계에 생산량 증가를 요구했다. 〈자료=JTBC 뉴스룸〉
평년 가격은 ㎏당 3000원대 초중반입니다.

그러다 꾸준히 오른 가격이 지난달 중순 ㎏당 5266원으로 고점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정부가 가격 안정을 위해 업계에 생산량을 늘려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리고 이달 초 ㎏당 가격은 4352원으로 내려갔습니다.

이때 잠깐이었고 다시 일주일에 14%나 올라 ㎏당 4962원이 된 겁니다.

시장은 바로 움직였습니다.

CJ제일제당은 이달부터 닭고기를 주재료로 쓰는 '맥스봉 빅소시지(150g)' 편의점 가격을 3500원에서 3900원으로 11.4% 올렸습니다.

"AI 발병, 사룟값 인상에 폭우까지 영향"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하림, 사조원 등 육계 업체 10곳을 불러 모았습니다.

닭고기 공급 확대를 위한 수급조절협의회를 연 겁니다.

업체들은 당황했습니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고, 사룟값도 인상됐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정부 요구를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는 처지입니다.

한 육계 업체는 다음 주부터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240만 개의 종란(병아리를 얻기 위한 달걀)을 수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급하게 수입하면 충분한 가격협상도 포기해야 해 닭고기 가격 인하에 얼마나 도움을 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습니다.

최근에는 폭우 피해 영향도 있습니다.

지난달 폭우로 폐사한 닭은 전국에 73만8800마리에 이릅니다.

그나마 유통될 닭이 또 줄었으니 가격은 인상 요인은 또 하나 늘어난 겁니다.

업체마다 다르지만 시중 프랜차이즈 업체 치킨 한 마리는 약 2만원이다. 최근 일부 업체는 닭고기와 튀김 기름, 전기요금 인건비 등이 올랐다며 추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자료=JTBC 뉴스룸〉

배달비 오른 데 직격탄 맞은 치킨집



만일 닭고기 공급을 늘리는 데 성공해도 치킨값을 내리는 건 쉽지 않습니다.

치킨 값에서 닭고기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해바라기유 성분인 '튀김 기름'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튀김 기름 가격이 약 2배가량 폭등한 겁니다.

원래료 외 기타 부대비용도 무시 못 합니다.

치킨은 제조 식품인 라면, 과자와 달리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많습니다.

사업 특성상 전기·가스비는 물론 인건비 배달비 등이 모두 원가에 반영됩니다.

대부분 올랐는데 이 중에서도 배달비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됩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A 씨는 "코로나 유행이 끝나고 다른 업종은 배달이 줄었지만 치킨은 예외"라면서 "여전히 배달 주문이 매출 대부분인데, 최근 주문 중개 수수료, 배달대행료 등이 크게 올라 소득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치킨 프렌차이즈는 오히려 가격을 올렸습니다.

네네치킨은 지난 5월에 이어 지난 8일, 올해 2번째 가격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메뉴 대부분 가격을 1000~2000원 가량 올렸는데 이에 대해 "인건비와 원·부자재 상승이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치킨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닭고기 공급 확대가 성공해도 당분간 이런 상황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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