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몬스터’ 그다음은?…장현석 “박찬호, 류현진 선배처럼 선발 투수 되고 싶다”

배재흥 기자 2023. 8. 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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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석이 14일 다저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리안 ‘특급’과 ‘몬스터’의 뒤를 초고교급 오른손 투수 장현석(19·마산용마고)이 이어갈까. LA 다저스와 계약한 장현석이 14일 “박찬호, 류현진 선배들처럼 다저스의 선발 투수가 되고 싶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장현석은 이날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LA 다저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메이저리그(MLB) 도전에 나선 소감을 밝혔다. 장현석은 자신을 향한 질문 세례에 조금 긴장한 기색도 보였지만, 다저스에서 펼치고 싶은 꿈을 전할 때만큼은 흔들림이 없었다. 다저스의 ‘선발 투수’, 한국 프로야구를 거치지 않고 미국 직행을 결심한 그의 당찬 포부였다.

앞서 고교야구 통산 21경기에 등판해 68.1이닝을 소화하며 6승(3패) 평균자책 1.85의 압도적인 성적을 거둔 장현석은 지난 9일 다저스와 계약금 90만달러(약 11억9000만원) 계약 소식을 알렸다. 다저스는 시속 150㎞ 후반의 빠른 공에 슬라이더, 커브 등의 변화구를 능숙하게 던질 줄 아는 장현석을 오랜 기간 관심 있게 지켜봤다고 한다.

중학교 3학년 시절인 2020년부터 구단 스카우트 7명이 붙어 장현석을 관찰했을 정도다. 다저스를 포함한 빅리그 여러 구단으로부터 계약 제의를 받은 장현석이 다저스라는 구단을 선택한 배경에도 이러한 점이 깔려있다. 그는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투수를 가장 잘 키우는 구단으로 알고 있다. 미팅할 때 구단이 나의 오래전 투구와 현재 투구 모습을 비교하는 영상을 보여준 부분에서도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존 디블 디렉터(왼쪽)가 14일 장현석 의 다저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그를 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다저스가 아직은 ‘원석’인 아마추어 선수의 마음을 얻고자 투구 영상까지 준비하는 치밀함을 보인 것인데, 구단에서도 그만큼 장현석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존 디블 태평양 지역 스카우팅 디렉터는 “빠른 구속과 키 190㎝의 건장한 체격은 물론 마운드 위에서 이기고자 하는 투쟁심이 그의 장점”이라며 “그가 던지는 커브는 조시 베켓의 커브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극찬했다. 디블 디렉터가 장현석과 견준 베켓은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말린스) 소속으로 지난 2003년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까지 오르는 등 빅리그 통산 138승을 올린 투수다.

장현석은 앞서 다저스에서 전성기를 보낸 박찬호 류현진, 그리고 오랜 기간 에이스 자리를 지킨 선발 클레이턴 커쇼 등의 이름을 언급하며 장차 ‘다저스 1선발’에 대한 욕심도 조심스럽게 꺼냈다. 다만, 그에게 당면한 과제는 마이너리그에서 부상 등 변수 없이 육성 프로그램을 소화하며 기량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장현석은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메이저리거가 꿈이었다”며 “몇 년이 걸릴지는 모르지만, 메이저리그에 빨리 올라가서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장현석은 예정 대로 비자가 발급될 경우 오는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미국으로 출국해 구단 교육 프로그램 등에 참가한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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