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하 서울서 여관 운영하며 독립운동 지원…정순희 씨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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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관은 일제강점기 서울에서 남산여관을 운영하며 독립운동가들의 활동 및 휴식처를 제공한 정순희 씨를 '기념관이 발굴한 독립운동가'로 홈페이지에 소개했다.
14일 독립기념관에 따르면 정씨는 1920년 종로 적선동에서 하숙집을, 1929년께는 인사동으로 이사해 남산여관을 운영했다.
남산여관은 1929년부터 1933년까지 최소 수백명 이상의 독립운동가가 이용할 정도로 이들의 활동 거점이자 휴식처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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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 독립기념관은 일제강점기 서울에서 남산여관을 운영하며 독립운동가들의 활동 및 휴식처를 제공한 정순희 씨를 '기념관이 발굴한 독립운동가'로 홈페이지에 소개했다.
14일 독립기념관에 따르면 정씨는 1920년 종로 적선동에서 하숙집을, 1929년께는 인사동으로 이사해 남산여관을 운영했다.
그가 운영했던 하숙집과 여관은 평범한 숙박시설만은 아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남산여관에서는 1929년 11월 경성에서 개최된 조선박람회를 계기로 일제에 대항한 거사를 계획하던 의열단원 서응호·윤충식·김철호 등이 체포됐다. 당시 남산여관이 거사의 거점 장소로 활용된 것이다.
독립운동가들이 옥고를 치른 뒤 남산여관에 묵었다는 내용의 신문 기사도 다수 발견됐다. 1929년 7월과 이듬해 12월 근우회 전국대회와 중앙집행위원회, 1931년 5월 신간회 전국대회 때마다 지방에서 상경한 대표들이 남산여관에 숙박했다.
남산여관은 1929년부터 1933년까지 최소 수백명 이상의 독립운동가가 이용할 정도로 이들의 활동 거점이자 휴식처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이 여관은 정씨가 조선공산당 재건협의회 사건 수배자를 숨겨주다 발각돼 1932년 10월 29일 서대문형무소에서 6개월간 복역한 뒤인 1933년부터는 이런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됐다.
정씨의 가족은 독립운동을 함께 한 동료이기도 했다. 1920년 러시아 연해주에서 한인사회당 간부로 활동한 남편 이정수 씨는 1924년 조선노동당 창립의 핵심 인물이지만, 1929년 37세의 나이로 숨졌다.
딸 이순옥 씨는 광주학생운동으로 구속된 학생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준비하다 적발돼 옥고를 치른 뒤 어머니 정씨와 함께 여성 독립운동 단체인 근우회 경성지회에서 활동했다.
독립기념관은 2019년 국가보훈처에 정씨와 남편, 딸 등 3명을 독립운동 유공자로 포상 추천했고, 2021년 포상이 이뤄졌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배우자를 떠나보내고 자식마저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독립운동가로서 더욱 강인해지는 길을 선택한 정씨의 모습은 우리에게 강한 울림을 준다"고 밝혔다.
ye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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