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직원들도 놀랐다…‘억소리 나는 TV’ 만든 이유는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2023. 8. 1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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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억원이 훌쩍 넘는 초프리미엄 대형 TV 제품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고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주목받는 마이크로 LED를 적용한 제품들이다.

‘억소리’ 나는 제품가에 파는 직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지만, 양사는 높은 수익성을 내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LG 앞다퉈 초대형 TV 선보여
삼성전자가 국내 출시한 마이크로 LED 89형 TV. [사진출처=삼성전자]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마이크로 LED를 적용한 89형 TV를 국내시장에 출시했다. 출고가는 1억3000만원이다.

89형 모델을 시작으로 76·101·114형까지 마이크로 LED 라인업을 확대해 소비자의 초프리미엄 TV 선택지를 넓히겠다는 게 삼성전자 측 복안이다.

LG전자 역시 최근 마이크로 LED를 적용한 사이니지 ‘LG매그니트 올인원’을 선보였다. 136형 초대형 화면을 내세운 이 제품은 회의실 등 B2B 수요를 주로 겨냥했다.

가격은 따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전 제품가를 고려해 1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LG전자는 앞서 가정용 TV로 사용할 수 있는 마이크로 LED라인업 역시 갖췄다. 프리미엄 홈 시네마에 적합한 136형부터 8K해상도 272형에 이르는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 ‘LG매그니트’ 라인업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TV시장에서 마이크로 LED 기술을 적용한 양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마이크로 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만큼 신시장 선점과 수익성 강화를 위한 돌파구로 주목받는 모양새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신성장동력인 ‘이것’
LG전자가 출시한 상업용 마이크로LED 제품. [사진출처=LG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앞다퉈 마이크로 LED TV제품을 내놓는 이유는 마이크로 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LED는 전류를 가하면 빨강, 초록, 파랑 빛을 내는 각각의 픽셀을 배치해 색을 만드는 반도체 소자를 말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특성을 갖고 있지만, OLED와 달리 무기물 소재를 사용해 번인(빛 번짐)현상 없이 10만 시간 이상 사용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이 때 소자 하나의 크기를 100㎛(마이크로미터) 미만으로 줄인 마이크로 LED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소자의 크기가 줄어든 만큼 높은 해상도를 낼 수 있고, 색이 선명하다.

특히 LED소자를 기판에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제조하는 게 마이크로LED의 특징이다. 때문에 기존 디스플레이를 하나의 패널로 찍어내는 방식과 달리 크기 제한이 없어 대형 패널을 구현하는 것이 쉽다.

애플은 최근 10년간 마이크로 LED분야에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업계에서는 애플 등이 이처럼 적극 투자하며 마이크로 LED패널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비싼 가격…삼성 LG 전략 차이 보여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마이크로 LED를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해 사업에 임하고 있다.

다만 비싼 가격이 발목을 잡는다. 마이크로LED는 웨이퍼 위에서 만들어 디스플레이 패널로 옮겨 붙이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이 때 작은 크기의 소자를 오차 없이 이어 붙이는 일이 매우 어렵다.

이로 인해 생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다보니 시중에 출시된 마이크로 LED TV가격을 억대로 끌어올리게 된다.

양사 모두 마이크로 LED의 생산단가 문제를 인지하며 이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전략적인 방향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대형 TV를 선호하는 이른바 ‘거거익선’ 트렌드에 맞춰 마이크로 LED TV를 가정용으로 어필하고 있다. ‘억소리’나는 가격에도 글로벌 차원에서 다양한 수요 대응을 하려면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 생산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LG전자의 경우 마이크로 LED는 주로 B2B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대형 화면을 필요로 하는 수요가 회사 등 B2B에서 더 커 오히려 이 수요를 뒷받침하는 게 시장성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또 LG전자의 경우 기존에 잘하고 있는 OLED TV에 선택과 집중을 해 삼성전자와 경쟁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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