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 탈출 사자 16년간 사육했는데 고령군·주민들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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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고령의 한 사설목장에서 탈출한 뒤 사살된 암사자가 16년 동안 민가에서 사육되고 있었지만 관할 지자체와 인근 동네 주민들이 맹수 사육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군 관계자는 14일 "멸종위기종은 환경당국이 관리하며, 사자 등 맹수의 관리도 지방자치단체는 권한이 없다"며 "지금까지 환경당국으로부터 사자가 있다는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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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개 키워도 '개조심' 써놓는데 너무 해"
(대구·고령=뉴스1) 정우용 기자 = 경북 고령의 한 사설목장에서 탈출한 뒤 사살된 암사자가 16년 동안 민가에서 사육되고 있었지만 관할 지자체와 인근 동네 주민들이 맹수 사육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군 관계자는 14일 "멸종위기종은 환경당국이 관리하며, 사자 등 맹수의 관리도 지방자치단체는 권한이 없다"며 "지금까지 환경당국으로부터 사자가 있다는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고가 발생하고 나서야 농장에서 사자를 키우는지 알았다"며 "환경당국이 지자체에 통보를 해 주던지, 사육시설에 대해 지자체와 합동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민간이 맹수를 사육하고 있는데 허가권을 가진 환경당국이 관리만 할 뿐 지자체에는 이런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날 사자가 탈출한 농장 인근의 주민들은 "개인이 16년 동안 사자를 사육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적법하게 사육한다면 '맹수가 있다'는 것을 주민들에게는 알려줘야 하는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주민 김모씨는 "집에서 맹견을 키워도 대문 앞에 '개조심'이라고 써붙여 경고를 하는데 맹수를 키우면서 아무 말도 안해주는 것은 주민들의 안전을 생각하지 않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대구환경청 관계자는 "맹수 등 사자를 적법하게 신고하면 개인이 키울 수 있는데, 환경당국이 지자체에 통보해야 한다는 강제조항이 없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위험성이 있는 맹수가 사육되고 있으면 강제조항이 없더라도 환경당국이 지자체에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며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공문 하나 보내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뭐가 그리 어려우냐"고 했다.
이날 오전 7시20분쯤 고령군 덕곡면 옥계리의 한 사설 목장에서 20살 정도된 암사자 1마리가 우리에서 탈출해 1시간10분 만에 사살됐다.
이 목장은 개인이 운영하다 모 종교단체에서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육 농장주는 환경청에 신고한 후 적법 절차를 거쳐 사자를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농장은 해발 355m에 위치해 있으며, 마을에서 2㎞ 가량 임도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사고 발생 당시 이 농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캠핑장이 있는데, 15동의 텐트에서 70여명이 머물고 있었다.
사고가 나자 마을 이장은 캠핑장에 연락해 긴급 대피할 것을 요청했고, 오전 7시40분부터 캠핑객들이 차량을 이용해 인근 마을회관으로 피신했다.
다행히 사자는 목장 인근에서 이동하지 않고 있다가 경찰과 구조당국에 사살됐고, 마을회관으로 피신했던 캠핑객들은 이날 오전 8시40분쯤 캠핑장으로 복귀했다.
사살된 사자는 현재 환경시설관리 고령사업소 냉동실에 보관돼 있으며 사체 처리는 고령군과 환경당국이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newso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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