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외인·기관 ‘팔자’에 코스피 1% 가까이 하락… 환율 3개월만에 최고치
원·달러 환율 전장 대비 6원 오른 1330.9원
14일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나란히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2570대로 내리며 종가 기준 지난달 1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도 1% 넘게 내리며 900선을 겨우 지켰다.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은 1330원대에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330원대로 오른 것은 약 3개월 만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39포인트(0.79%) 내린 2570.87에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0.18% 내린 2586.51에 출발했다. 개장 직후 잠시 상승 전환하기도 했으나, 오전 중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52포인트(1.15%) 내린 901.68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0.52% 내린 907.43에 출발해 장 중 894.08까지 내리기도 했다. 오후 들어 하락 폭을 줄이며 간신히 900선 위에서 마감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1175억원, 기관이 3331억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았다. 개인은 477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329억원, 34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은 192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 미국 생산자물가(PPI)지수가 예상치를 상회하며 8월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면서 “또 중국 부동산 경기 우려가 확대된 것도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1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부는 7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2% 상승)를 소폭 웃도는 수치다. 생산자 물가는 시차를 두고 최종 소비재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소비자 물가의 선행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중국 부동산 위기가 재부각된 점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 12일(현지 시각)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비구이위안은 지난 7일 만기인 달러 채권 2종에 대한 이자 2250만달러(약 296억원)를 갚지 못했다. 비구이위안은 이날부터 30일 동안의 유예기간을 갖는데, 이 기간 내 채무 의무를 다하지 못하면 디폴트에 빠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비구이위안 사태가 중국 부동산 시장 전반의 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편 이날 증시에서는 중국 소비 관련주들이 전 주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단체 해외 관광을 전면 허용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롯데관광개발, GKL, 파라다이스, 강원랜드 등 카지노 관련 주들이 일제히 올랐다. 한화갤러리아, 현대백화점, 신세계, 롯데쇼핑 등 백화점 주와, 한국화장품, 코리아나, 코스맥스 등 화장품주도 상승 마감했다.
지난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한 삼양식품은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삼양식품은 전 거래일 대비 4만800원(29.98%) 오른 17만6900원에 마감했다. 앞서 지난 11일 장 마감 후 삼양식품은 올해 2분기 2854억원의 매출액과 4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전망치)인 영업이익 298억원을 크게 웃도는 실적에 투자자들이 몰려갔다.
이차전지 업종은 약세를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포스코퓨처엠이 1.48% 하락하며 코스피 지수 하락률보다 더 내렸다. POSCO홀딩스는 장 중 3% 넘게 내렸지만, 이내 하락 폭을 줄이다가 전 거래일과 같은 57만7000원에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1.70%, 에코프로가 3.87% 하락 마감했다. 엘앤에프도 2.47% 내렸다.
이날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은 약 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0원 오른 1330.9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 133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5월 18일(1334.2원) 이후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6.1원 오른 1331.0원으로 개장해 장 중 1335.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과 중국 부동산 침체 우려가 더해지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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