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CEO특강 ] 창업땐 다양한 능력의 동료들과 함께하세요
비슷한 사람들끼리만 모이면
위기때 한계극복 어려울수도
창업 전 최악의 상황 가정해야
큰 성공 거둘 가능성도 올라가
"대변혁의 시대가 오고 있다. 새로운 문제를 발굴해 하나하나 해결하는 기업가가 앞으로 더욱더 중요해질 것이다."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52·사진)가 최근 한양대에서 진행된 매경CEO 특강에서 "인구 문제나 에너지처럼 근본적인 판이 흔들릴 이슈가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KAIST 물리학 박사과정 중이던 2000년 반도체 스타트업 플라즈마트를 창업했다. 12년 뒤 플라즈마트를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MKS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이 대표가 그 회수 자금으로 2014년 설립한 기술 전문 액셀러레이터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지금까지 인공지능(AI), 헬스케어·바이오, 항공·우주, 에너지, 로봇, 양자컴퓨팅을 비롯한 270여 개 기업에 투자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5년 이상 생존율이 94.5%, 총기업가치는 5조원에 육박한다.
이 대표는 약 10년을 주기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반 혁신이 서로 반복돼 왔다고 분석했다. 대략 2008년부터 스마트폰 등장 이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기반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혁신하는 주체가 됐다면, 향후 10년은 하드웨어 기반 혁신이 크게 일어나는 시기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통신과 반도체 기술이 무르익어 소프트웨어를 기기에 경량화할 수 있게 되면서 앱 서비스가 꽃을 피웠다"며 "더 빠른 프로세서와 디스플레이가 등장해야 또 다른 종류의 소프트웨어가 나올 수 있는 만큼 기존 소프트웨어가 줄 수 있는 가치가 한계치에 다다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분야에선 경기 침체 국면에서 소비자향(B2C)보다는 기업향(B2B) 사업 모델이 각광받는 추세라고 전했다. 쿠팡이 계획된 적자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날아올랐지만 이를 따라하던 다른 플랫폼 스타트업들은 출혈 마케팅 경쟁 속에서 불경기가 불어닥치며 위태로워졌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예전에는 투자자들도 성장 속도가 빠른 B2C 모델에 관심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처럼 구독 모델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창업 아이템을 찾을 땐 '게임체인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남들보다 싸게, 좋게, 빠르게 만드는 건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굉장히 큰 난제는 아직 아무도 시도하지 않아 의외로 풀기 더 쉬운 경우가 많다"며 "겉보기엔 어려워도 돈을 대줄 사람이나 그 문제에 관심을 가진 인재가 붙기 쉬운데 이럴 경우 성공 확률이 드라마틱하게 올라간다"고 밝혔다.
창업을 함께할 동료들을 모으는 데 있어선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수용성이 떨어지는 전문가 그룹보다는 개방성이 있는 '바보'가 나을 수 있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엄청난 스펙과 경력을 지닌 사람들끼리 모여도 다 비슷한 생각을 가졌다면 처음엔 말이 잘 통하는 것 같지만 나중에 위기가 닥쳤을 때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며 "물론 어느 정도의 지적 역량과 강한 의지가 있어야 좋은 개발자나 전략자가 중간에 모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창업에 앞서 '극단적인 위험'을 미리 가늠해볼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한 달에 30달러밖에 못 번다고 가정한 뒤 큰 성공을 거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예로 들었다.
이 대표는 "머스크가 자신이 설정한 '밑바닥'을 확인한 그 자체로 얻은 '영혼의 자유로움'은 성공을 위한 '풀 베팅'의 기반이 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나머지는 너무 재지 않았으면 한다"며 "너무 완벽하게 상황을 통제하려 들면 안전히 종착점에 도착하겠지만 꼴찌가 돼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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