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건데?’ 가시투성이 아이 마음…스스로 풀어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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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인 미란이(가명)는 학교에서 '짱'이라고 한다.
미란이는 호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어 퉁명스럽게 내밀었다.
미란이에게 가장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무엇이 있는지 써 보라고 했다.
미란이와 동전 숨기기, 발등 밟기 등 몇가지 놀이를 하면서 미란이가 속상해 하는 이유에 대해서 쓰게 한 것뿐인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화를 선택하고, 두려움으로 가득찼던 마음의 가시가 제거된 듯 편안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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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인 미란이(가명)는 학교에서 ‘짱’이라고 한다. 담임 선생님이 아이보다 본인이 더 힘들다며 특별히 부탁을 했다. 눈이 매섭다. 짧은 치마, 화장한 얼굴에 ‘어떻게 할 건데’ 하는 표정으로 째려본다.
화난 표정의 미란이에게 주스와 과자를 주었다. “혹시 100원짜리 있니?”라고 물었다. 미란이는 호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어 퉁명스럽게 내밀었다. 동전을 받아서 눈을 감으라고 했다. 동전을 손바닥에 숨긴 뒤 눈을 뜨라고 했다. 동전이 어느 손에 있는지를 찾아보라고 했다. 처음에는 동전을 찾으려고 어색하게 손을 잡았지만, 몇 번 반복하자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미란이에게 가장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무엇이 있는지 써 보라고 했다. 가족이 싸우지 말고 별 탈 없이 화목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선생님들이 감정적으로 대하지 말고, 학교를 열심히 다닐 수 있게 지지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중에 정말 해결하고 싶은 것 한가지를 골라 보라고 했다. 선생님에 대한 것을 골랐다. 선생님과 일어났던 일에 대한 느낌을 물었다. 화가 나고 속상하다고 했다.
다시 물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화나고 속상했던 일 세가지를 써 보라고 했다. 자신이 잘못한 일을 가지고 아빠가 엄마에게 소리 지를 때 속상했다고 했다. 또 별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때릴 때도 화가 났다고 했다. 그리고 잘못을 말하라고 해서 말했는데 오히려 더 혼낼 때 정말 속상하고 화가 났다고 했다.
미란이가 가장 화나는 것은 엄마 아빠가 자기만 보면 혼을 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 문제를 가지고 다음과 같이 문장으로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비록 엄마 아빠가 소리 지를 때 속상하고 화가 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나를 온전히 마음속 깊이 받아들인다’라는 문장을 만들었다. 눈을 감으라고 했다. 조용히 그 문장을 다섯번 반복해서 따라 읽게 했다. 기분을 물었다. 편안하고 차분해진다고 답했다.
미란이의 꿈을 물었다. 바지 디자이너라고 했다. 이유를 물으니 “긴 청바지를 좋아하다 보니 관심이 많아졌다”고 했다. 자신의 꿈을 말하면서 아이 같은 표정으로 돌아왔다.
미란이에게 지금 기분으로 자신에게 편지를 한번 써 보라고 했다. ‘엄마 아빠가 싸우는 이유는 나 때문이다. 그리고 선생님들이 나한테 뭐라고 하는 것은 더 잘하라고 일부러 그러는 것일 수도 있어. 잘못했을 땐 죄송하다는 한마디만 하면 돼’ 라고 썼다. 상담을 마치면서 기분을 물었다.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고 말했다.
미란이와 동전 숨기기, 발등 밟기 등 몇가지 놀이를 하면서 미란이가 속상해 하는 이유에 대해서 쓰게 한 것뿐인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화를 선택하고, 두려움으로 가득찼던 마음의 가시가 제거된 듯 편안해 했다. 자신의 내부적 혼란을 밖으로 표출했을 때 괴로움 속에서 살게 된다. 반면 그걸 온전히 받아들일 때는 편안함이 온다. 글로만 알고 있던 ‘받아들임’의 변화를 볼 수 있었다. 앞으로도 미란이가 부정적 감정으로부터 삶을 소모하지 않게 되었으면 좋겠다.
방승호 모험상담연구소 소장 hoho61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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