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치 올들어 최저···달러당 145엔 재돌파

정혜진 기자 2023. 8. 1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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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円低) 현상이 지속되면서 달러당 엔화 가치가 올해 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최근 장기금리 상한을 사실상 1%로 올렸지만 엔화 가치 하락세는 외려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최근 1개월간 4%, 연초 대비 9% 넘게 하락했다.

특히 엔화 가치 하락세는 BOJ가 통화정책을 종전보다 긴축적으로 전환한 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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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금리차 확대 전망에 매도 압력
장기금리 상한 올렸지만 '추풍낙엽'
유로 대비로는 15년 만에 최저치
사진=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엔저(円低) 현상이 지속되면서 달러당 엔화 가치가 올해 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로 대비로는 15년 만의 최저치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최근 장기금리 상한을 사실상 1%로 올렸지만 엔화 가치 하락세는 외려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이후에야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는 한편 BOJ는 상당 기간 완화적 통화 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전망돼 금리 격차 확대를 기대하는 엔화 매도세가 이어지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1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오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45.22엔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만의 최고(가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이 145엔 선을 돌파한 것은 올해 들어 6월 29일(장중 145.07엔) 이후 두 번째다.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최근 1개월간 4%, 연초 대비 9% 넘게 하락했다. 유로당 엔화 가치는 158엔 선으로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엔화 가치 하락세는 BOJ가 통화정책을 종전보다 긴축적으로 전환한 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까지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했는데 BOJ 통화정책회의 전날인 지난달 26일(140.62엔) 대비 3% 넘게 올랐다.

이는 시장이 BOJ가 긴축의 핵심인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는 등 통화정책을 정상화하기까지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 선에 안정적으로 도달하기 전까지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에노 다이사쿠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수석외환전략가는 “BOJ가 내놓은 2024~2025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여전히 2%를 밑돈다”며 “마이너스 금리 철폐는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는 내년 이후에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돼 미국과 일본 간 금리 격차가 향후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엔화 매도세를 키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재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4.2%에 이르는 반면 일본 10년물 금리는 0.6% 미만으로 격차가 크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이 무역 결제에서 통화별 수급을 분석한 결과 달러 매수 및 엔화 매도 수요는 연간 27조 엔(약 248조 1600억 원)으로 무역 측면에서도 여전히 엔저 압력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엔화) 강세 재료가 부족한 가운데 유가 등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세에 따라 엔화 약세가 심화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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