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흑전' 실패했지만…'슈퍼사이클' 준비하는 韓 조선
한화오션 2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11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다만 증권가에선 3분기 이후로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이미 흑자전환에 성공한 상태다. 조선업 장기 불황 끝에 2021~2022년 늘려둔 선박 수주물량이 올해 돈을 받고 인도되기 시작하며 업계 실적도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 선박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데다 LNG(액화천연가스)선 등 한국 조선업계가 수주 경쟁력을 갖춘 선박의 대규모 발주도 예견돼 있어 실적 반등 속도는 앞으로 더 빨라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조선업계가 '슈퍼사이클(초호황)' 구간에 진입했다는 말도 나온다.
14일 한화오션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2분기 매출액이 전년보다 약 54%늘어난 1조820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손실은 1590억원이었으며 당기순손실은 2372억원이었다.
한화오션은 2분기에도 영업손실을 면치 못했다. 직전 분기 영업손실 628억원 대비 적자폭이 커졌다. 다만 2분기 영업손실이 증권가 예상치(168억원 적자) 보다 커진 것은 복지제도 확대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탓이라는게 한화오션측 설명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생산일정 준수를 위한 사외 블록 제작 물량 증가로 인한 가공비 및 외주비 상승 등 예정원가 증가, 인사제도 개편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발생 등으로 인해 적자가 지속됐다"고 말했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한화오션이 오는 3분기 이후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한화오션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17억원이다. 이 같은 예상 범위 내에서 3분기 실적이 나올 경우 한화오션은 12분기만에 영업이익 흑자로 돌아서게 된다.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이미 흑자로 돌아섰다. HD한국조선해양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2분기 712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 동기대비, 직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삼성중공업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1분기 196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대비, 직전 분기대비 흑자전환한데 이어 2분기에도 589억원 규모의 흑자를 냈다.
한화오션까지 연내 흑자로 돌아서면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까지 이른바 '조선 빅3'는 모두 흑자 상태가 된다. 이 같은 조선업계 이익 전환 관련, 업계에서는 10년가량 이어진 조선업 장기 불황이 걷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긴 불황 끝에 2021~2022년 수주물량이 늘었고 이 같은 늘어난 수주물량의 인도 시점 도래로 현금이 유입되며 적자 행진이 마무리 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의 실적 반등 속도는 앞으로 더 빨라질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단 선박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앞으로 수주할 물량의 계약금은 물론, 2~3년 뒤 선박 인도 시점에 받을 대금 규모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서다. 수치가 오를 수록 높은 선박 건조가격을 나타내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는 7월 172.38로 연초대비 6% 가량 상승했다. 3년 전인 2020년 7월과 비교하면 36% 뛴 상태다. 아직 올해 8월 신조선가지수는 월간 기준 집계 완료 전이지만, 현재 172.55인 상태다.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 조선사들이 사실상 독점한 LNG선의 대규모 발주도 예정돼 있다. 카타르 국영 석유 기업인 카타르에너지는 2021년 1차 프로젝트에 이어 2차로 연내 총 40척 규모의 LNG선 발주를 낼 예정이다. 40척 발주는 총 12조원 규모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한국 조선 빅3가 해당 물량을 나눠가질 것이 유력하다. 아프리카 모잠비크 광구의 LNG 운반선 수주전도 있다. 총 15~20척 규모로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계약 물량 확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선 긴 불황 끝에 온 이 같은 호황이 '슈퍼사이클'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조선업계가 사상 최대 호황을 구가하던 2008년의 신조선가지수는 191.5(2008년 8월 기준)였다. 현재 지수는 당시의 90% 이상으로 오른 상태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 가격은 역대급 호황 시절에 근접해 가는 중"이라며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 조선업계의 연간 누적 수주는 현재 중국에 밀려 2위인 상태다. 선박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미 수주를 많이 해 일감을 쌓아둔 한국 조선소 입장에서 더 좋은 조건에 수주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선별수주' 전략이라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7월 기준 조선소별 수주잔량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가 1000만CGT로 전 세계 1위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한화오션 옥포조선소가 각각 세계 2, 3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도크가 상당부분 차 있어서 경쟁적으로 수주에 나설 필요가 없는 상태"라며 "과거와 달리 국내 업계 간 출혈 수주경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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