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조위안 클럽’ 지각변동… 수출 도시 울고 서비스업 도시 웃었다
평균 웃돈 창장 삼각주, 평균 미달한 주장 삼각주
”외부 시장에 의존 산업 구조, 성장 편차 갈랐다”
올해 상반기 경제 성적표를 받아 든 중국 주요 도시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상하이가 속한 창장(양쯔강) 삼각주는 서비스업과 금융업 등의 내수 산업 구조로 전국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수출 중심의 제조업을 통해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올려놓은 주장 삼각주는 지지부진한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 제조업과 수출 부진이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연간 GDP 규모가 1조위안(약 183조원) 이상인 중국 대도시의 순위가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14일 중국 국가통계국과 경제매체 제일재경 등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연간 GDP 규모가 1조위안 이상인 도시는 총 24곳이다. 이 중에서 13곳이 올해 상반기 전국 GDP 성장률 5.5%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10개 도시는 전국 평균보다 낮았고, 베이징은 전국 평균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아직 ‘1조위안 클럽’은 아니지만, 옌타이와 창저우가 7%의 고속 성장세를 보여 내년부터는 주요 도시 목록에 이름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들 주요 도시들의 상반기 성장세를 살펴보면, 지역별 편차가 있다. 먼저 올해 전국 평균보다 빠르게 성장한 도시들은 대체로 창장 삼각주에 몰려있다. 창장 삼각주는 상하이시와 장쑤성·저장성·안후이성을 포함한 창장 하구 삼각주 지역으로, 총 41개 시가 포함돼 있다. 1조위안 클럽에는 창장 삼각주 8개 시가 포함돼 있는데, 이중 쑤저우(4.7%)를 제외한 나머지 상하이(9.7%), 항저우(6.9%), 난징(5.6%), 닝보(5.6%), 우시(6.6%), 난퉁(7.0%), 허페이(6.1%) 등 7개 시가 전국 평균보다 높은 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주장 삼각주 일대는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주장 삼각주는 1978년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의 시발점으로 꼽히는 곳으로, 중국 첫 특별자유무역자치구인 광둥성 선전을 중심으로 총 9개 도시가 속해 있다. 주요 24개 도시 중 주장 삼각주 도시는 총 4곳이 포함돼 있는데, 선전(6.3%)을 제외한 광저우(4.7%)·포산(5.2%)·둥관(1.5%) 모두 전국 평균보다 낮은 GDP 성장률에 그쳤다.
창장 삼각주와 주장 삼각주의 경제 성적이 엇갈린 이유는 최근 심화하는 중국 제조업과 수출 부진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장 삼각주의 경우 중국 내 최대 제조업 기지로, 중국의 ‘세계의 공장’이라면 주장 삼각주는 ‘중국의 공장’으로 꼽힌다. 창장 삼각주는 서비스 산업과 금융, 소프트웨어 및 기술 산업이 주를 이룬다. 중국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7월까지 4개월 연속 경기 확장을 뜻하는 ‘50 이상’ 기준선을 밑돌고 있다.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 PMI는 회복세가 둔화하고는 있지만 올해 위드 코로나로 전환된 후 확장 국면을 유지하고 있다.
천야오 중국 지역경제학회 부이사장 겸 사무총장은 “중국 산업계는 올해 외부 수요가 부족하다는 공통 인식을 갖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 창장 삼각주와 주장 삼각주의 경제 성장률 차이가 났다”며 “주장 삼각주의 기업 대부분은 주로 외부 수요에 의존하는 반면, 창장 삼각주 기업은 상대적으로 국내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주장 삼각주 산업 구조가 수년간 변화를 겪어오긴 했지만, 여전히 신발, 장난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등 외부 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이 여전히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각 지역의 성장세가 편차를 보임에 따라 올해 1조위안 클럽 순위도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4위에 올라 있었던 광저우는 충칭에 밀려 5위로 내려왔고, 닝보(12위), 창사(15위), 둥관(24위)도 한 계단씩 떨어졌다. 시안은 무려 18위에서 23위로 5계단 급락했다. 반면 톈진(11위), 우시(14위), 난퉁(18위) 등은 순위가 하나씩 올랐고, 허페이(19위)와 취안저우(22위)는 각각 두 계단씩 순위를 끌어올렸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홍콩 부동산 침체 가속화?… 호화 주택 내던지는 부자들
- 계열사가 “불매 운동하자”… 성과급에 분열된 현대차그룹
- 삼성전자·SK하이닉스, 트럼프 2기에도 ‘손해보는 투자 안한다’… 전문가들 “정부도 美에 할
- [르포] 일원본동 "매물 없어요"… 재건축 추진·수서개발에 집주인들 '환호'
- 10兆 전기차 공장 지었는데… 현대차, 美 시장에 드리워진 ‘먹구름’
- [인터뷰] 전고체 날개 단 CIS “캐즘으로 시간 벌어… 소재·장비 ‘두 마리 토끼’ 잡는다”
- “美FDA 승인 받았는데 회사 꼼수에 주가 곤두박질”... 분노한 개미들, 최대주주된다
- [르포] “혈액 받고 제조, 36시간 안에 투여” 지씨셀 세포치료제 센터
- [과학영재교육 갈림길]④ 김성근 포스텍 총장 “문제풀이 숙련공 거부…370명 원석 뽑겠다”
- 비트코인 급등에 엘살바도르, 90% 수익 '대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