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특사’ 김태우 “강서 돌아가겠다”···김기현 “공천 검토 안 해” 난색

이두리 기자 2023. 8. 1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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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국민 우롱, 자유민주주의 능멸 선전포고”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 경향신문 자료사진

국민의힘 소속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이 14일 ‘광복절 특사’로 사면 복권됐다. 김 전 구청장이 “당과 국민이 허락해 주신다면 제게 남은 시간을 다시 강서구에서 더욱 의미 있게 쓰고 싶다”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출마 의지를 드러내자 야권 출마 예정자들이 반발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강서구청장 공천 문제에 대해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전 구청장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재가한 광복절 특별사면(특사) 대상자에 포함돼 사면복권됐다. 지난 5월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의 실형을 확정받고 구청장직을 상실한 지 3개월 만이다.

김 전 구청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57만 강서구민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재판 중이던 저를 강서구청장으로 선택해주셨다”면서 “강서구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당과 국민이 허락해 주신다면 제게 남은 시간을 다시 강서구에서 더욱 의미있게 쓰고 싶다”고 덧붙였다. 오는 10월 열리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당규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인하여 재·보궐 선거가 발생한 경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쳐 당해 선거구의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국민의힘 소속 김 전 구청장의 구청장직 상실로 인해 치러지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후보자를 내지 않을 수 있다.

국민의힘은 김 전 구청장의 보궐선거 출마 의지에 난색을 보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서울 강서구청장 공천 문제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강서구청장 공천은) 현실적으로 당에서도 공식적으로 검토된 바 없고 공론화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야권에 유리한 강서구에 후보를 냈다가 패배하면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김기현 대표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보궐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야권 후보들은 김 전 구청장 사면과 출마 의지 피력에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출마 예정자 6인은 이날 합동성명을 내고 “김 전 구청장은 반성은커녕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망발을 서슴지 않고 있고, 이에 장단 맞추듯 윤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 3개월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꼼수 사면’을 결정했다”면서 “국민의힘은 귀책 사유로 인한 보궐선거임을 인정하고 무공천으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이 주도하는 ‘새로운당’ 준비위원회는 이날 논평에서 “그러한 범법자(김 전 구청장)에 대해 대통령이 최종심 3개월 만에 사면권을 행사해 재출마의 길까지 열어준 것은 국민을 우롱하고 자유민주주의를 능멸하겠다는 선전 포고와도 같다”고 주장했다. 새로운당은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시작으로 제3지대 세력화를 본격화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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