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 164조4930억원…9년간 64조원 늘어
질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이 최근 9년간 꾸준히 늘어 2020년 기준 총 169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보건복지 이슈앤드포커스 ‘사회경제적 질병부담 추이와 지역 변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사회경제적 질병부담 총비용은 2011년 105조5890억원에서 매해 증가해 2020년 169조493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회경제적 질병부담이란 특정 질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화폐단위로 측정한 지표다. 치료비나 교통비, 간병비 등과 같이 의료기관을 이용하면서 치르는 ‘직접 비용’과 질병으로 인한 조기 사망·생산활동 제한으로 발생하는 미래소득 손실 등 ‘간접비용’이 모두 포함된다. 2020년 기준 직접 비용 비율은 74.6%, 간접 비용은 25.4%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사회경제적 질병부담 총비용은 연평균 5.4% 증가했다. 직접 비용은 6.6%, 간접비용은 2.6% 늘었다.
성별로 보면 2020년 남성의 질병부담은 53.2%로 여성(46.8%)보다 높았으나, 연평균 증가율은 여성(6.5%)이 남성(4.5%)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총비용에서 5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20.4%로 가장 높았고, 60대 19.9%, 40대 14.2% 순이었다. 의료기관 이용에 따른 직접비용은 60대가 가장 높았고, 경제활동 등이 반영된 간접비용은 50대→ 40대→ 60대 순으로 높았다.
연구진은 “의료이용 부담이 큰 고령층뿐 아니라 사회활동의 주 연령층이면서 고령층에 진입하기 이전 연령대인 40∼50대에 대한 예방정책 필요도와 정책 효과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령층을 중심으로 시행된 기존의 건강관리 사업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 등 맞춤형 관리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시·군·구별 1인당 질병부담은 2011년 평균 232만1573원에서 2020년 318만8212원으로 연평균 3.6% 늘었다. 지역별 질병부담 편차는 2013~2018년 감소 추세를 보이다 2019~2020년 증가했는데, 교통이나 간병비 격차가 특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역 간 격차는 개인의 사회경제적 수준, 건강 위험요인뿐만 아니라 지역의 보건의료 자원, 사회적 지지체계 및 문화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지역 지역 편차에 영향을 주는 요인과 크기를 파악해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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